◇금융 공공기관장 연쇄 사퇴 본격화하나=금융권에서는 권 원장의 사의 직후 신임 내정자가 바로 정해졌다는 점에서 금융 기관장의 교체작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올해 임기가 끝나는 금융 공공기관장들이 물갈이 1순위다.
안택수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은 7월 임기가 끝난다. 안 이사장은 지난해 7월 임기 만료로 퇴임 기자회견까지 열었지만 신임 이사장 후보 추천과정에서 잡음이 불거져 임기가 1년 연장됐다. 추가로 이사장직을 수행하고 있는 셈이어서 상황에 따라서는 언제든 거취를 표명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장영철 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도 11월에 임기가 끝난다. 장 사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1년 이상 한자리에 있은 적이 많지 않다. 어딜 가도 적응력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김용환 수출입은행장은 2011년 2월 취임해 임기가 채 1년도 안 남았다. 김 행장은 행시 23회여서 신 금융위장(24회) 내정자나 최수현 신임 금감원장(25회)보다도 선배다. 후배가 감독 당국의 수장에 오른 만큼 김 행장의 거취도 관심사다.
내년 3월이 임기인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은 부담이 클 것으로 보인다. 감사원이 역마진을 이유로 '다이렉트 예금'을 문제 삼은 상황에서 금감원장까지 전격적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강 회장이 교체될 경우 김 행장이나 권 원장 등이 후임으로 거론된다. 조준희 기업은행장은 12월27일로 임기 만료다. 중소기업 지원업무를 충실히 해 교체 가능성은 적다.
진영욱 정책금융공사 사장은 취임한 지 1년 6개월밖에 안됐지만 정책금융기관 재편 방향에 따라 거취가 달라질 수 있다.
김주현 예금보험공사 사장은 지난해 5월에 취임해 임기가 2년 이상 남아 교체 가능성은 적다. 최종석 한국투자공사(KIC) 사장과 김정국 기술보증기금 이사장 등도 임기는 적잖게 남아 있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거취가 달라질 수 있다.
◇부담 커지는 금융지주 회장들=직간접적으로 정부의 영향을 받는 금융지주사 회장들도 좌불안석이다. 금융감독 당국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금융공기업 CEO가 갈리면 일부 금융지주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당장 예보가 대주주로 있는 우리금융지주가 관심사안이다.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내년 3월이 임기다. 원칙대로라면 1년가량 더 일할 수 있지만 대표적인 '친MB' 인사라는 점이 부담이다.
금융권의 한 고위관계자는 "4대 금융지주 중에서는 우리금융이 초미의 관심사"라며 "신한과 하나는 내부 출신이 회장을 맡아 손댈 부분이 없다"고 했다.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의 경우 본인이 의사가 아니라면 7월 임기를 마칠 것으로 보인다. 임기가 얼마 안 남아 굳이 당국이 개입할 필요성이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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