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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중국기업의 국내증시 첫 상장 의미
입력2006-12-29 16:37:11
수정
2006.12.29 16:37:11
중국의 섬유업체 화펑팡즈가 국내 증권거래소에 상장을 신청했다. 성사되면 국내 증시에 상장되는 최초의 외국기업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화펑팡즈는 자본금 10억원에 지난해 매출액 624억원, 순이익 83억원을 올린 회사다. 홍콩증시에 상장됐기 때문에 재무구조ㆍ회계 등은 어느 정도 검증된 것으로 보여 국내 상장을 위한 심사통과는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회사규모가 우리로 치면 중소기업 중에서도 크지 않은 편에 속하며 업종도 사양산업으로 여겨지는 섬유 업종이어서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과 호응이 어떨지는 미지수지만 상장 자체의 의미는 작지않다.
우선 국내 증시의 글로벌화 물꼬를 텄다는 점이다. 뉴욕ㆍ런던ㆍ싱가포르ㆍ홍콩 등에서 보듯 세계금융의 중심지 치고 증시에 외국기업이 상장되지 않은 시장은 없다. 그러나 우리 증시는 상장 해외기업이 전무한 외국기업의 불모지대다. 거래소의 M&A(인수합병)와 제휴가 세계적 추세인 상황에서 이런 증시형태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우리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금융허브 도약 목표를 달성하기란 더욱 어려운 일이다. 이에 따라 한국증권선물거래소(KRX)는 지난해부터 해외기업 상장유치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고 이번 화펑팡즈 유치의 성과를 거둔 것이다. KRX에 따르면 현재 국내 증권사와 공개를 위한 주간계약을 맺은 외국기업이 중국 11개, 미국기업 1개 등 모두 12개에 이른다고 한다. 화펑팡즈가 이들 기업의 상장의 기폭제가 되기를 기대한다.
외국기업의 국내증시 상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상장에 따른 메리트가 커야 한다. 하지만 우리 증시는 그것과는 아직 거리가 먼 실정이다. 지난해 기업들이 증시에서 조달한 자금보다 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 증시에 쏟아넣은 돈이 더 많았다. 증시가 자금조달이라는 본래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까다로운 공시제도 등 상장유지 비용도 많이 든다. 이 때문에 국내 우량 기업들이 공개를 기피하고 있다. 국내외 기업의 더 많은 상장을 위해서는 상장설명회 등도 필요하지만 이같이 상장의 애로요인을 제거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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