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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유럽이 위치추적 시장을 둘러싸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은 위치추적 시스템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GPS를 민간에 완전개방키로 했다. 이에 대해 유럽연합(EU)은 EU 예산을 들여 독자적인 위성항법시스템인 '갈릴레오'의 개발에 박차를 가해, 이의 갈릴레오의 상용화 시기를 최대한 앞당길 방침이다. 이에 따라 미국 사이에 위성항법시스템(GNSS)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안보상의 이유로 GPS의 민간 사용에 가해지는 제한을 조만간 추진할 새로운 버전에서는 철폐한다고 19일 발표했다. 미국은 그동안 "적성국가가 GPS를 활용해 미국의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는 이유로 고도의 정확도를 요하는 GPS의 민간사용에 제한을 가해왔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에 대해 "EU가 '갈릴레오에는 군사적 제약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EU 집행위원회 예산까지 투입해 위성항법 프로젝트 추진에 박차를 가하기로 하자 백악관이 긴장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동안 미국이 GPS로 전세계 위성항법 시장을 독점하는 가운데 EU는 2010년 상용화를 목표로 갈릴레오를 추진해왔다. 그러나 갈릴레오 프로젝트는 그동안 자금 조달의 문제로 지난 1년여간 진전되지 못해왔다. 그러다가 EU 집행위는 지난 19일 역내 공동농업정책 예산 등에서 24억유로를 조달해 갈릴레오 프로젝트에 투입키로 했다. 자크 바로 교통담당 집행위원은 "갈릴레오는 EU의 핵심 사업중 하나"라면서 "미국의 GPS에 계속 의존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집행위가 타 예산을 전용해 우선 갈릴레오 프로젝트를 추진한 다음 민간업체에 운용을 맡기는 식으로 자금을 회수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 프로젝트의 상용화는 당초 예정보다 3년여 늦어진 오는 2013년께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국과 EU간 '전략적 제휴' 움직임도 가시화되고 있다. 위성항법 시장이 지난해 150억달러에 달한후 매년 25~30%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양측이 GPS-갈릴레오 호환에 최근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GPS와 갈릴레오가 동일한 주파수(MBOC)를 사용할 경우 양 시스템을 혼용할 수 있는 단말기 개발을 가능하고 상호 정보교환을 통해 좀 더 정확한 이미지와 신호를 만들어 보낼 수 있다. 위성항법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중국도 지난 2000년 이후 '베이더우(北斗)'프로젝트를 추진하고 러시아의 경우 옛 소련 시절 '별들의 전쟁' 차원에서 이미 구축된 '글로나스'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과 러시아는 상용화보다는 군사적 목적이 강하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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