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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의 공포를 넘어라] '글로벌 돈맥경화'로 금융위기 올수도

자금난 유럽은행 디레버리징 가속


재정위기로 일찌감치 돈줄이 마른 유럽 은행들이 자금확보를 위해 디레버리징(부채축소)에 속도를 내면서 세계 자금경색과 경기침체 가속화에 대한 우려도 고조되고 있다. 생존을 위해 정상적으로 상환이 이뤄지는 대출자산마저 싼 값에 내다파는 유럽 은행들은 특히 신흥국들을 중심으로 자금시장을 교란시키며 지난 2008년과 같은 금융위기를 초래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컨설팅 업체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가 3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유럽 은행들이 내다 판 대출자산은 액면가로 270억유로에 달한다. 이 같은 추세라면 연간으로는 500억유로를 초과하며 지난해의 360억유로를 가볍게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재정위기 확산우려 때문에 외부자금 조달길은 막힌데다 유럽은행감독청(EBA)이 규제수위를 높이며 당초 6월까지 적용하기로 했던 기본자기자본(Tier1) 비율 '9% 룰'을 영구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히자 은행들은 정상적으로 상환이 이뤄지는 부동산대출 자산마저 처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무담보 대출은 아예 액면가의 5~15% 수준인 헐값에 내놓았다. PwC의 리처드 톰슨 파트너는 "정상대출 자산도 비핵심 자산으로 분류해 은행들이 액면가의 80~90% 가격에 매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유럽 은행들이 자본부족을 메우기 위해 위험가중 자산을 처분하는 방법으로 자금확보에 나서면서 유럽 은행들의 신흥국 익스포저 축소에 따른 시장 혼란과 경제악화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글로벌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올해와 내년 사이 디레버리징으로 인한 유럽 은행 자산 감소액이 2조유로에 달할 것이라며 "이로써 신흥국 자금시장은 물론 유동성에 민감한 산업에 피해가 우려되는 만큼 경계를 높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스페인 최대 은행인 산탄데르는 지난해 말부터 콜롬비아와 칠레ㆍ브라질 법인을 매각해 48억9,000만유로를 거둬들였다. 포르투갈 은행인 BCP도 폴란드 내 자산기준 6위 은행인 뱅크밀레니엄 매각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유럽 은행들이 자금확보에 어려움을 겪자 보유자산까지 내다파는데 실상을 알 수 없어 시장의 불안감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며 "금융시장에서 2008년식 금융위기가 재연되는 게 아니냐는 걱정마저 나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게다가 유럽 은행들은 위기대응이라는 명목으로 시중에 풀어야 할 자금을 세계 주요 중앙은행 등에 차곡차곡 쌓아두고 있다. 이렇게 모아둔 돈은 6월 말 현재 지난해 말 대비 12% 늘어난 1조2,000억원을 넘어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럽 은행들이 자기부터 살기 위해 현금확보에 치중하면서 시중의 자금상황은 더 악화되고 결국 경기회복도 더뎌지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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