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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불확실성 시기의 중소기업

올 여름 날씨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변덕스럽다. 지난 7월 말께 예년처럼 장마 같지도 않던 장마가 끝나는가 싶더니 갑자기 8월 들어 매일 한 두 차례씩 갑작스런 폭우가 내리는 이상기후가 찾아 들었다. 해수욕장을 포함한 여름 휴가지에서는 여름 한철 장사가 완전히 망했다는 아우성도 들린다. 이제 한반도에 장마철이 없어지고 우기가 온 것이 아니냐는 정확한(?) 기상 분석도 나오고 있다. 기상청은 이처럼 변덕스런 날씨를 제대로 알려주지 못하고 우왕좌왕 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 주말 날씨 예보는 그 정도가 조금 심한 편이었다. 기상청은 지난 주 주말 내내 전국에 걸쳐 또 한차례의 큰비가 내린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지난 주말은 최근 여느 때보다 화창한 날씨에 기온이 30도를 웃돈 열대야였다. 모처럼 주말 피서 계획을 세웠다가 취소한 사람들은 기상청을 원망하면서 ‘뜨거운’ 주말을 보냈을 것이다. 경제상황 하루 앞도 가늠 못해 날씨 탓일까. 최근 우리 사회를 덮치고 있는 경제상황은 어느 누구도 도저히 감지할 수 없을 정도로 변화가 심하다. 지난 주 지구촌 금융시장, 특히 한국시장을 휩쓴 주가 폭락과 환율 급등은 뇌성벽력을 동반한 시간당 100mm이상의 폭우와 견줄 만하다. 컴퓨터가 분석한 경우의 수로는 1만년에나 한 번 나올 수 있다고 한다. 주가와 환율의 과학적 예측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다. 원인은 주지하다시피 미국에서 시작된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파문에 엔 캐리 트레이드의 청산우려가 겹쳤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 세계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은 예상했지만 누구도 이 정도의 메가톤급으로 강타할 지 전혀 예측하지 못했다. 이런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은 갈팡질팡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거의 무방비 상태에 놓여있는 중소기업의 실상은 더욱 심각하다. “그동안 원화 강세 덕택에 돈줄 역할을 하던 엔화대출이 엔 강세로 돌아서면서 환리스크에 무방비로 노출된 상태입니다. 지난달 초순 100엔당 745원을 적용해 25억원을 엔화로 대출 받았는데 800원대로 급등하면서 상환해야 할 원금이 한달 만에 3억5,000만원이 늘어났습니다.” 인천 남동공단에 자리잡은 한 자동차부품 제조업체 A사장의 하소연이다. 시화공단에서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B사장도 “그동안 엔화 약세로 인한 환차익을 기대해 환 헤지를 하지 않았는데 엔화 강세로 돌아서 자금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최근 콜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가 올라 이자부담이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다행히 지난 주말 미국 FRB의 재할인율 인하로 증시나 환율이 잠시 안정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누구도 앞으로 전개될 상황을 쉽사리 예견할 수 없다. 최근 한 달과 비슷한 롤러코스트 장세를 또 여러번 연출할 가능성은 농후하다. 전문가들도 미국의 재할인율 인하조치에도 불구, 글로벌 시장이 안정될 때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아직 많은 위험요소가 잠복해 있다는 말이다. 글로벌 마인드 갖고 혁신노력을 중소기업들은 이러한 급변하는 상황에서는 우선 정부나 유관기관에서 나오는 환율이나 자금 지원 정책 등을 통해 리스크를 줄여나가야 한다. 지난 달부터 늘어나기 시작한 중소기업의 부도도 앞으로 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 불확실한 경제상황에서 살아 남기 위해서는 기업 스스로 글로벌 마인드를 가지고 국제경쟁력을 갖출 수밖에 없다. 현실에 연연하지 않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핵심역량에 과감히 투자하고 연구개발, 인재양성 등에 힘써야 한다. “기업의 위기는 유가ㆍ환율과 같은 외부요인보다는 혁신의 실패나 학습역량의 상실과 같은 내부요인에서 비롯되며 지속적인 혁신과 투명경영을 위해 노력하는 기업만이 바로 위대한 기업이 될 수 있다”는 ‘100년 기업의 조건’의 저자인 케빈 케네디가 강조한 말을 곱씹어 볼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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