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7ㆍ4 전당대회에 출마한 7명의 후보들이 저마다 '닮은꼴'의 장점을 내세우며 흥미진진한 라이벌전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당권도전 후보 7명 중 2~3명씩이 짝을 이뤄 각각 ▦수도권 ▦소장파 ▦40대 ▦계파 지지 등에서 후보들의 특징이 겹치는 것. 이에 대해 뚜렷한 대권주자가 불참한 채 대규모 선거인단을 대상으로 치러지는 '정권말 전대'의 전형적 특징을 그대로 보여준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관전평이다. 실제로 후보 7명은 당내 조직을 대상으로 하는 '세 몰이'보다 민심에 직접 호소하는 전략에 '올인'하는 모습이다. ◇원희룡vs나경원=20일 출마선언을 한 원희룡 전 사무총장은 전날 출사표를 던진 나경원 전 최고위원과 여러모로 비슷하다. 40대인 두 사람은 서울대 법대 82학번 동기이자 사법시험(34회) 및 사법연수원(24기) 동기로 서울을 지역구로 뒀다. '젊은 수도권 대표가 필요하다'는 친이명박계의 지지를 받고 있기도 하다. 이들은 비교적 온건한 중도를 표방한 정책을 내세운 점도 같다. 원 전 총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법인세 추가 감세 철회에 반대하며 책임 있는 개혁을 내세웠다. 나 전 최고위원 역시 '책임의식을 가진 건강한 보수정당으로서의 정책기조' 위에서 개혁을 이뤄야 한다는 생각이다. 친이계에서는 두 사람이 단일화해야 한다는 게 중론이어서 전대를 앞두고 한 차례 사전대결이 예상된다. ◇유승민vs홍준표=친박근혜계의 지지를 받는 유승민 의원은 홍준표 전 최고위원과 표심을 나눠 가지는 형국이다. 유 의원이 친박계의 단독후보 격이지만 홍 전 최고위원 역시 친박계의 일부 지지를 받고 있기도 하다. 청와대ㆍ정부를 거침없이 비판하는 모습도 비슷하다. 그러나 대권주자인 박 전 대표에 더해 당 대표까지 친박계가 잡는다면 오히려 견제가 심해진다 게 일부 친박계의 우려다. 여기에 유 의원의 지역구가 있는 대구 경북에 반감을 가진 부산ㆍ경북 쪽 친박계 의원 가운데 일부 반란표가 나올 것이라는 예측이 있다. 한편 홍 전 최고위원은 남경필 의원과 친박계 표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현정부의 정책에 가장 많이 반기를 든 유 의원의 입장이 남 의원과 맞아 떨어지며 친박계 사이에서 유승민-남경필 조를 지지하는 목소리가 있기 때문이다. 남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서 "유 의원은 좋은 정책연대 대상 중 한 명이고 앞으로 생각과 추진의지가 같다면 정책연대를 고려해볼 것"이라고 러브콜을 보내기도 했다. ◇남경필vs권영세vs박진=남경필ㆍ권영세ㆍ박진 의원은 수도권이자 원조 소장파로 특정한 계파색이 없다는 공통분모가 있다. 이들이 계파선거에 피곤을 느낀 표심에 호소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박 의원은 17대 국회에서 권 의원과 함께 '원조 수요모임' 멤버였고 권ㆍ남 의원은 현재 당 쇄신모임인 '새로운 한나라'에 속해 있다. 다만 남 의원은 무상급식ㆍ대학교육책임제 등 진보진영에 가까울 정도의 공약을 내놓은 반면 권ㆍ박 의원은 상대적으로 중도개혁을 외치는 점이 다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