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어머니 환갑을 맞아 효도건강검진을 선물하겠다고 마음먹은 김정호(31·가명)씨는 대학병원 몇 곳을 알아봤으나 비싼 가격에 고개를 떨궜다. 그러던 중 회사 동료로부터 서울시내의 한 건강검진 전문 센터를 소개 받고 방문해 바로 예약을 했다. 김씨는 "대학병원 못지않은 최신 장비와 쾌적한 넓은 공간 등이 마음에 들었다"며 "특히 컴퓨터단층촬영(CT) 기기가 최신이라 방사선 피폭량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 끌렸다"고 흡족해했다.
20일 건강검진센터 업계에 따르면 인구 노령화 등으로 건강검진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가운데 검진센터 간에 최신 장비 구축 경쟁이 가속화하고 있다. 검진센터의 경우 일반적으로 실내 규모와 소요 비용이 엇비슷한 상황에서 소비자의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최신 설비 등을 마케팅의 주요 포인트로 잡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6월 서울 마포구에 1,000여평 규모로 문을 연 서울메디케어는 대당 20억원에 달하는 제네럴일레트릭(GE)사의 2014년형 자기공명영상촬영장치(MRI)인 'Optima MR360 Advance MRI' 2대를 도입했다. 서울메디케어 관계자는 "최신 MRI에는 직장인들게 많은 지방간 수치를 0.01%까지 정확하게 진단해낼 수 있는 아이디얼 아이큐(Ideal-IQ)와 간경화도의 검진 정확도를 높인 일레스토그래프 등의 기능이 탑재돼 있다"고 말했다. 서울메디케어는 첨단 장비 구축 등이 입소문을 타며 KT·KB국민은행 등 40여곳 이상의 기업과 계약을 맺었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우리원 영상의학과 의원은 2012년 개원 당시 검진기관 최초로 방사선 피폭량을 크게 줄인 128채널 컴퓨터단층촬영(CT) 장비를 도입했다. CT의 경우 채널 숫자가 높을수록 촬영시간이 짧아 방사선 피폭량이 줄어든다. 2013년 확장한 서울 영등포구의 한국의료재단도 대학병원에서나 볼 수 있는 암 조기 검진 검사장비인 양전자 컴퓨터 단층촬영(PET-CT) 장비를 보유해 눈길을 끌고 있다. 또 지난해 30만명의 검진을 실시한 서울 종로구의 하나로의료재단은 검진 결과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각종 영상자료 판독을 1·2차에 걸쳐 실시, 두 번의 판독 결과가 일치해야 결과를 내보내고 있다.
한 건강검진센터 관계자는 "건강검진센터의 규모와 가격대가 비슷하다 보니 검사장비 출시 연도와 방사선 피폭량 등을 확인하고 선택하는 소비자가 많아지고 있다"며 "이렇다 보니 최신 장비 확보를 위해 거액을 아낌없이 투자하며 각 장비의 특장점을 중심으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