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부산시 등에 따르면 사하구에 있는 한 초등학교에는 평소보다 많은 보험 영업직원들이 드나들며 상품을 홍보하고 있다. 개인 영업맨은 물론이고 3~4명씩 팀을 이뤄 영업하는 보험회사 직원들이 프레젠테이션까지 동원해 가입조건과 혜택 등 보험상품에 대해 소개하기도 한다.
최근 공무원연금 개혁이 가시화되면서 그동안 사보험에 냉랭했던 교사들이 이전과 달리 보험사 직원에게 질문공세를 퍼붓는 등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사하구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최근 교사들 사이에서 매월 최대 30만원까지 사보험을 넣으면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는 말이 퍼지면서 노후가 보장되는 보험 가입에 적극적"이라며 "국가가 노후를 보장해줬던 공무원연금만 믿고 노후를 기다리는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고 말했다.
경찰관 등 다른 공무원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결혼해 두 살배기 딸을 둔 경찰관 김모(34) 경장은 "노후를 위해 사보험을 반드시 넣어야 하는 추세"라면서 "동료들과 사보험에 대한 정보를 공유한 결과 월 20만원씩 20년을 납입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예금이나 보험상품의 이자 비과세혜택이 공무원들의 노후 불안심리와 맞아떨어지면서 사보험에 관심이 쏠린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영업직원들은 한 번 방문에 많게는 수십 장의 보험 가입서를 받는 등 때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보험사 직원은 "그동안 공무원들은 의료실비보험 외에는 관심이 없었다"며 "하지만 공무원연금이 삭감될 것이라는 우려가 퍼지면서 최근 보험 가입과 문의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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