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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다문화 가정 크게 늘어 정체성 살릴 제도 마련해야

獨 호스피스계 대모 김 인 선동행 대표

(사진 위) 김인선 동행 대표

"어느 날 문득 죽음을 떠올려보니 어디서 죽어야할지 자신이 없더군요. 한국에 가도 아무도 없고, 차가운 독일 땅에서 죽는다고 생각하니 암담했습니다. 다른 이민자들도 같은 고민을 할 거라 생각했죠."

독일 유일의 이민자를 위한 호스피스 단체 '동행(Mitgehen)'을 운영하고 있는 김인선(62ㆍ사진) 대표. 1972년 22세의 나이에 간호학을 공부하기 위해 독일을 찾았던 그는 40년이 지난 지금 독일 호스피스계의 대모(代母)가 됐다.

간호사로 활동하다가 이후 신학을 공부하면서 홀로 생활하던 그는 이민자의 외로움을 누구보다도 잘 알게 됐다. 이민자를 위한 호스피스를 만들기로 결심한 것도 이 때문이다. 2005년 생명보험을 털어 동행을 설립했다.

김 대표는 "나이가 들면 고국의 언어와 음식, 문화를 그리워하기 마련인데 독일의 호스피스는 이러한 배려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이민자들은 죽을 때까지 독일인 간호사와 함께 있어야 한다는 사실에 거부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한국에서 파견된 광부와 간호사 등을 중심으로 활동하던 '동행'은 현재 한국 이외에도 일본ㆍ중국ㆍ베트남ㆍ태국ㆍ말레이시아ㆍ캄보디아ㆍ인도ㆍ터키ㆍ미얀마ㆍ필리핀 등 12개국 출신의 죽음을 앞둔 환자 50여명을 돌보고 있다. 이들을 돌봐주는 자원봉사자들 역시 다양한 국적의 소유자들이다. 자원봉사자들은 아름다운 죽음을 맞이하려는 같은 고향 땅 출신의 이민자들의 이야기 동무가 되어주기도 하고 그리운 고향의 음식을 만들어주기도 한다.

그는 독일의 이민 정책에 대한 아쉬움도 토로했다. "베를린에만 200여개 국가에서 온 사람들이 살고 있는데 이민자들끼리 연대가 잘 되지 않는데다 정부에서도 각자의 정체성은 무시하고 독일 사회에 통합시키려 했다"고 지적했다. 또 한국의 결혼이주여성 문제 등에 대해서도 관심을 보이며 "한국은 다문화 역사가 오래되지 않았으니 제도를 잘 정립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지난해 이민자들의 마지막을 함께 한 6년간의 호스피스 경험을 담은 '내게 단 하루가 남아있다면'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오는 7월에는 이와 관련한 강의를 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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