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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종종 첫인상 하나만으로 상대가 좋은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 판단하고 결정을 내린다. 그렇다면 첫인상을 믿었을 때, 과연 우리는 정확한 판단을 내릴까?
이 책이 말하고 싶은 것은 안타깝지만 '아니오'라는 대답이다. 왜냐고? 이유는 당연하다. 이 책은 흉악범의 심리를 파악하는 것으로 밥을 먹고 사는 프로파일러가 쓴 책이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우리 모두가 모든 일이 잘못될 거라고 믿는 염세주의자는 아니라 하더라도 점점 흉폭해지는 세상 속에 살고 있다고 전제한다면 한 번쯤은 읽어볼 만한 가치는 있는 책이다.
글 쓴 이들은 우리가 삶에서 첫인상에 의존해야 하는 순간은 생각보다 많다고 주장한다. 혼자 있는 집을 찾아온 택배기사에게 문을 열어줘야 할 때부터 중요한 투자를 결정해야 하는 순간까지 상대를 믿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에 대한 고민은 시작된다는 얘기다. 물론 대부분의 경우, 우리는 별 의심 없이 택배기사에게 문을 열어주거나, 평생을 모은 재산을 관리인에게 덜컥 맡기곤 한다. 바로 이 순간이 '위험한 직감의 함정'이 두 팔 벌리고 우리를 환영하는 순간이다.
미국에서 손꼽히는 금융 사기꾼 버니 매도프에게 당한 이들은 결코 어리석지 않았다. 피해자 대부분은 10~20년 간 엘리트 교육을 받은 상류층이었다. 매도프는 '직감'이라는 도구를 이용해 투자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비결을 알고 있었다. 연쇄살인범 게리 리지웨이는 범죄를 저지를 당시 자신의 차에 아들을 대동했다. 그 차에 타는 매춘 여성들은 게리가 절대 나쁜 짓을 저지르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30년이 넘도록 FBI에서 근무한 이 책의 저자 메리 엘런 오툴은 사람들의 무분별한 '직감 의존'에 적신호를 보낸다. 그리고 스스로를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서는 첫인상의 끌림보다 먼저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합리적인 의심을 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한다. 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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