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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몇달째 수입 끊겨 생활고" 직원 부인들 '밥벌이' 나서

■ '쌍용차 파업 장기화' 평택 가보니…<br>파트타이머 근무 많고 희망근로도 대거 참여<br>학원가·헬스센터 등도 매출 크게 줄어 '시름'


"지난달부터 분식점에서 일하기 시작했어요. 수입이 없어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경기도 평택시 세교동 부영1차 아파트의 인근 상가 분식점에서 일하는 주부 박모씨는 남편이 쌍용자동차 생산팀에서 20년 넘게 일한 전형적인 쌍용차 가족이다. 결혼 이후 살림만 하던 그는 지난 6월23일부터 동네 분식점에서 일하고 있다. 남편이 이번 정리해고의 칼날은 피했지만 1월부터 급여가 제대로 지급되지 않아 생계가 막막하기 때문이다. 현재 박씨 가정의 유일한 소득은 그가 아침9시부터 오후3시까지 분식점에서 일을 한 대가로 받는 60만원이다. 이마저도 고등학교 1학년생인 아들의 학원비를 빼면 절반 정도밖에 남지 않는다. 박씨는 "집안살림이 빠듯해 다음달부터는 학원비를 대줄 수 없다"면서 "아들에게 미안해서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장기파업으로 급여지급이 6개월 넘게 끊기면서 생활고에 시달리는 쌍용차 직원 부인들이 평택 지역의 대형마트나 백화점, 집 주변의 식당가에서 파트타이머로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쌍용차 직원 부인들은 4월 애경백화점이 평택역사에 매장을 오픈할 때 개최한 채용박람회를 통해 일부 직장을 구했다. 또 세교동ㆍ비전동ㆍ동삭동 등 쌍용차 직원 밀집 주거지역의 식당가에 파트타이머로 일하는 사람이 많고 평택시가 주관하는 희망근로에도 대거 참가하고 있다. 쌍용차 가족들의 가계가 힘들어지면서 학원가도 직격탄을 맞았다. 세교동에서 초ㆍ중등생을 대상으로 10년째 학원을 운영한다는 한 원장은 "전년 대비 매출이 20% 정도 줄었다"면서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가계 부담 때문에 부모들이 아이들의 학원마저 보내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쌍용차 가족 자녀들을 위해 학원비를 줄여줄까도 생각했지만 다른 아이들과의 형평성 때문에 결국 못했다"며 현재의 힘든 상황을 토로했다. 평택시의 상당수 학원들이 밀집해 있는 비전동 뉴코아백화점 주변 학원가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이곳의 한 보습학원 관계자는 "비전동은 그나마 쌍용차 가족들 중 형편이 나은 쪽에 속하는 가정들이 많은데도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학원생이 전년 대비 많이 줄었다"고 전했다. 비전동에 위치한 유일한 대형 스포츠센터도 경영난으로 고심하고 있다. 2000년 쌍용차노조 측과 계약을 맺고 직원들에게 20%의 할인혜택을 제공해온 이 스포츠센터는 파업 이후 쌍용차 직원들의 이용이 급감하면서 매출이 전년 대비 30%가량 줄었다. 스포츠센터의 박모 소장은 "올 1월부터 쌍용차 직원들의 이용이 줄더니 파업이 본격화한 4월 이후에는 직원들의 발길이 끊겼다"면서 "이 사태가 계속 이어지면 정상적인 경영이 어려운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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