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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려드는 환승객에 한밤중이 되레 활기차요"

폭발적 성장세 두바이공항 가보니

UAE 오픈스카이 협정 등 노선확장 아낌없는 지원… 비즈니스 고객 다양한 편의

체크인·검색 등 5분에 마쳐 세계 1위 허브공항 눈앞에

인천도 패스트트랙 등 시급


지난 13일 밤 12시 아랍에미레이트(UAE) 두바이 국제공항 3터미널. 화장품을 판매하는 면세점에는 100여명의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이들 대다수는 두바이공항이 최종 목적지가 아닌 환승객들이다. 두바이공항은 지난 10년간 이용객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세계를 잇는 허브공항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3터미널은 에미레이트 항공사 전용으로 지난 2008년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터미널로 개장했다. 51만5,000 ㎡의 규모에 체크인 카운터만 220개에 달한다. 제임스 드윈(31·영국)씨는 "중국 베이징에서 영국 런던으로 가는 여정인데 두바이에서 환승하면 아주 편리하다"며 "환승 체계가 잘 돼 있고 편의시설도 많아 만족한다"고 말했다.

두바이공항이 밤마다 활기를 띠는 것도 이 때문이다. 두바이공항은 밤 12시부터 새벽 6시 반 사이가 피크타임이다. 국제여객선의 환승객들이 이 시간에 비행기를 주로 갈아타기 때문이다. 론 라일리 두바이공항 홍보실장은 "두바이공항의 환승객은 전체 이용객의 53%에 달한다"며 "내년에는 국제선 이용객이 영국 런던 히드로공항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바이공항은 지난 2005년 만 해도 연간 이용객이 2,390만명으로 인천공항(2,550만명)에 뒤져 있었다. 국제화물 처리 물량 역시 2012년까지 228만톤으로 인천공항(240만톤)보다 적었다. 하지만 지난해 국제여객이 6,580만명에 달하는 세계 2위 공항으로 우뚝 섰고 국제 화물량 역시 244만톤으로 인천공항(239만톤)을 제쳤다.

두바이공항은 비즈니스 고객을 위한 출국도 편리해 주머니가 두둑한 부유층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비즈니스 고객을 위한 패스트 트랙과 별도의 보안검사를 진행한다. 비즈니스 고객과 일반 고객은 체크인 카운터가 분리돼 있으며 A380을 이용할 경우 탑승까지 별도로 할 수 있다. 서울경제신문 취재진이 직접 이용해보니 체크인부터 보안검색, 이민국 통과까지 5분이 채 안 걸렸다.

두바이공항은 최근 국제 여객과 물류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고 있다. 두바이공항이 세계적인 허브공항으로 발돋움한 것은 UAE 정부의 지원과 주력 항공사인 에미레이트 항공의 성장 덕분이다. UAE 정부는 2030년 이후 석유가 고갈될 가능성에 대비해 두바이 공항의 성장에 아낌없는 지원을 하고 있다. 라일리 홍보실장은 "정부는 유럽·아시아 국가간의 오픈 스카이 협정을 체결해 수요가 많은 노선이 확장될 수 있도록 문을 개방했다"고 설명했다. 오픈스카이는 국가 간의 항공회담 없이 항공사들이 자유롭게 노선을 개설할 수 있도록 한 협정으로 UAE는 대다수 국가들과 이 협정을 맺고 있다. 우리나라는 미국·캐나다 등 일부 국가와 오픈스카이를 체결하고 있다.



두바이공항을 모(母)기지로 삼은 에미레이트 항공의 성장도 허브 전략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에미레이트 항공은 현재 142개 도시에 취항하며 연간 여객 처리량이 4,400만명에 달한다. 에미레이트 항공 관계자는 "현재 A380 기종 53대를 갖추고 세계 142개 도시에 취항한다"며 "에미레이트 항공의 80%는 환승객"이라고 설명했다.

인천국제공항은 세계 공항서비스 평가(ASQ)에서 9년 연속 1위를 달성하고 있지만 여객과 화물 처리량은 정체 상태이다. 국제선 여객은 지난 2011년부터 세계 9위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이 두바이 공항처럼 세계적인 허브공항이 되려면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세계 최고의 항공시장인 중국과 적극적으로 교섭해 오픈스카이 협정을 체결하면 인천공항 운항 노선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며 "또 저가항공 전용터미널을 개설하고 비즈니스 고객을 위한 패스트 트랙과 전용 보안검색 구간 설정을 허용해 이용객 만족도를 높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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