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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골프장 회원권값 상승의 명암
입력2005-10-10 16:49:45
수정
2005.10.10 16:49:45
[데스크 칼럼] 골프장 회원권값 상승의 명암
강창현 chkang@sed.co.kr
한국인들의 최대 관심사는 무엇일까. 자영업자ㆍ샐러리맨ㆍ공무원 등을 막론하고 경제활동을 하는 사람은 누구나 부동산과 증시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 우여곡절을 겪었던 증시는 종합지수 1,200포인트를 넘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해나갈 태세다.
반면 천정부지로 치솟았던 아파트 가격은 정부의 강도 높은 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주춤거리고 있다. 아파트 가격이 오를 때면 집 없는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느낀다.
재테크 수단으로 떠올라
주식이 상승세를 타도 마찬가지다. 주식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들은 마치 자신만 ‘돈’에서 소외돼 있다는 느낌을 갖게 마련이다.
요즘 주식만큼 잘 나가는 재테크 수단이 또 있다. 바로 골프장 회원권이다. 증시 용어로 등장했던 ‘황제주’ ‘옐로칩’ 같은 용어가 이 시장에서 통용되고 있다. 뿐만 아니다. ‘부익부 빈익빈’ 등 한국 사회에 딱 들어맞는 말도 종종 거론된다. 서울경제 월요일자에 실리는 골프 회원권 가격 시세를 보면 일주일 사이 500만~1,000만원이나 오르는 곳도 쉽게 찾을 수 있다.
특히 수도권 주변 골프장의 상승세는 한창 잘 나가던 때의 강남 지역 아파트 호가를 보는 듯한 착각까지 들게 한다. ‘황제주’라고 불리는 남부CC는 지난 6월 10억원을 돌파한 후 13억원에 육박했다. 이에 질세라 이스트밸리ㆍ남촌ㆍ렉스필드 등도 10억원대 대열에 들어섰다. 사고 싶어도 물량이 없어 거래가 되지 않을 정도다.
누구나 올 초에 수도권 지역 골프장 회원권을 구입했다면 50% 정도의 이익을 남겼다. 비싼 골프장일수록 시세차익은 더 크다. 물론 골프장에서 비회원의 10분의1도 안 되는 가격으로 즐기는 그린피 메리트는 제외하고 말이다.
골프장 회원권 값이 왜 이렇게 오를까. 정부의 부동산대책 이후 시중 부동자금의 일부가 회원권 시장으로 대거 몰리는 이른바 ‘풍선효과’가 상승세를 부추기는 데 한몫을 단단히 하고 있다.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희소가치로 야기된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다. 골프 인구는 계속 늘어나는데 골프장 증가속도는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같이 비좁은 땅덩어리에 골프장을 계속 건설하려면 더 큰 부작용이 나타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미국처럼 넓은 땅을 가진 나라에서 회원권 골프장은 돈만의 문제가 아니다. 회원 자격을 사회적 지위, 공헌도 등 다양한 경우의 수로 분석한다. 따라서 유명 골프클럽이 일종의 ‘이너서클’ 역할을 하는 셈이다. 그리고 수천 개에 달하는 퍼블릭골프장이 있기 때문에 일반인들도 그들을 그다지 부러워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는 다르다. 또 하나의 부의 축적수단과 지표가 된 골프장 회원권은 또 다른 사회적 균열을 초래할 수 있다. 역시 돈 있는 사람이 돈을 번다는 의식이 팽배해지고 있는데다 골프장 회원권이 투기의 대상이 될 가능성도 엿보인다.
골프 인구가 적을 때는 그저 골프장에 가는 사람은 특별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요즘은 중산층이라고 여기는 사람들까지 골프를 즐긴다.
사회적 균열 가능성도
때문에 그들은 몇 개 되지 않는 퍼블릭골프장에서 새벽부터 줄을 서서 골프를 즐기면서도 그린이 잘 관리되고 서비스가 괜찮은 골프장에서 라운딩하고 싶은 욕망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들에게 값비싼 회원권은 분명 또 하나의 상대적 박탈감인 셈이다. 여기에다 돈을 벌 수 있다면 무작정 감행하는 일부의 성향으로 본다면 골프장 회원권시장은 투기장으로 변질돼 거품까지 형성될 수도 있다.
지난 4일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난지도골프장이 무료 개방하는 날. 골프장 앞은 마치 차표를 구하려는 귀성객 행렬처럼 장사진을 이뤘다. 날밤을 새는 그들에게는 계속 오름세를 타고 있는 골프장 회원권이 ‘그림의 떡’일 수밖에 없다.
입력시간 : 2005/10/10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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