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당신의 머릿속엔 감정이 살고 있어요

[새영화] '인사이드 아웃'

감정에 생기 불어넣은 상상력 눈길

성장에 관한 가슴 따뜻한 보고서


'내 아이의 마음속에 대체 무슨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애니메이션 명가 픽사 스튜디오의 열다섯 번째 작품 '인사이드 아웃(사진)'은 부모라면 누구나 한번 떠올려봤을 법한 이 질문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실제 연출을 맡은 피트 닥터 감독은 명랑했던 딸이 갑자기 내성적인 성격으로 변해가는 것을 보며 딸의 머릿속을 탐험해보고 싶은 생각을 한 것이 시작이라고 밝혔다. 그렇게 탄생한 작품에는 픽사 특유의 재기발랄한 상상력은 물론 부모가 아이들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 또한 함께 담겼다.

열한 살 라일리의 머릿속에는 '기쁨,슬픔,까칠,소심,버럭'이라는 다섯 가지 감정이 산다. 이들은 감정 컨트롤 본부에서 쉬지 않고 일하며 라일리가 보고 느낀 것들에 대해 부지런히 감정의 신호를 보낸다. 주도권은 주로 '기쁨(조이)'이 가지고 있는데, 라일리가 언제나 웃으며 행복하게 지내길 바라서다.

하지만 항상 밝고 엉뚱하기까지 했던 라일리는 아빠의 직장 때문에 샌프란시스코로 이사를 오면서 혼란을 겪기 시작한다. 낯선 환경에 익숙해지지도 않고 여러 악재도 겹친다. 계속 우울감에 빠지는 라일리의 기분에 초조해진 '기쁨'은 자꾸 나서는 '슬픔'과 실랑이를 벌이다 뜻밖의 사고로 본부를 이탈한다. 두 감정을 잃은 라일리는 점점 위태로워지고, '기쁨'과 '슬픔'은 본부로 돌아가기 위한 모험에 나선다.



영화의 가장 놀라운 점은 '생각과 감정'이라는 추상적인 이야기들을 눈으로 볼 수 있도록 구현한 상상력에 있다. 머릿속 세상에는 감정들이 활동하는 본부를 비롯해 꿈을 만드는 꿈 제작소, 싫은 기억들을 가둬놓는 감옥인 '잠재의식', 구체적인 생각을 일반화하는 '추상적 사고' 등의 공간이 있어 사람의 생각과 감정의 작동을 돕는다. 상당히 과학적인 부분도 많다. 이를테면 영화 속에서 기억은 감정을 일으킨 경험들이 구슬 형태로 변한 것인데 하루가 지나면 일단 모두 장기 기억 저장소로 보내졌다가 시간이 지난 후에는 기억 쓰레기장으로 버려진다는 점 등이다.

게다가 이 놀라운 상상력 아래 펼쳐지는 이야기는 단순히 아이의 마음속을 들여다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부모와 아이 모두가 고민해볼 만한 화두를 던진다. 극 중 '기쁨'은 마치 부모의 마음으로 라일리가 언제나 행복하기만을 바라고 '슬픔'이 아이 곁에 다가오지 않게 경계한다. 또 과거의 행복한 기억을 움켜쥔 채 결코 놓치려 하지 않는다. 하지만 슬픔 또한 라일리를 성장하게 하는 중요한 감정이다. 그저 깔깔거리고 뛰놀던 아이가 여러 사건을 경험하며 슬픔의 의미를 깨닫는 순간, 아이는 조금씩 어른이 된다. 새로운 기억들이 쌓여 과거와는 조금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그것 또한 성장의 과정인 것이다.

이 애니메이션은 어쩌면 아이들보다는 어른들, 특히 부모들이 더욱 공감하며 즐길 듯하다. 감독은 "부모들은 아이들을 세상 밖으로 보내고 싶어하는 동시에 씁쓸함과 슬픔을 느끼기도 한다"며 "부모라는 존재에 대한 개인적인 경험을 작품에 녹여냈다"고 했다. 7월 9일 개봉.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