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영화 제작진을 비롯해 한국영화감독조합ㆍ한국영화제작가협회ㆍ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ㆍ영화마케팅사협회ㆍ한국영화평론가협회 등 12개 영화 단체는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 자리에서 영화계는 "영화는 이미 등급분류위원회에서 '12세 관람가' 심의를 받았고 천안함 사건 일부 군 관계자들과 유족들이 사법부에 제출한 상영금지가처분신청에 대해서도 '기각' 판결을 얻어내 개봉한 작품"이라며 "개봉 이틀 만에 메가박스로부터 상영 중단 통보를 받은 것은 유신시대에도 없던 사상 초유의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아우라픽처스 소속인 정 감독은 "기자회견을 기점으로 '천안함 프로젝트 상영 중단 영화인 진상규명 위원회'를 발족시킬 계획"이라며 "상영 중지 압박을 가한 보수단체의 정체를 밝힌 후 수사 당국에 수사를 의뢰하라고 메가박스 측에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익 감독도 "적법한 절차에 따라 개봉한 영화"라며 "특정 단체의 압력으로 상영이 중단된 건 한국 영화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영화 '천안함 프로젝트'는 2010년 3월26일 서해 백령도 근해에서 일어난 '천안함 사건'을 북한에 의한 폭침으로 규정한 정부 조사 결과에 의문점을 갖고 우리 사회에 '합리적 의심과 논쟁'을 허용하자는 주제를 표방한 다큐멘터리 영화다. '부러진 화살'의 정 감독이 제작하고 백승우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이달 5일 멀티플렉스 메가박스에서 개봉한 이 영화는 석연찮은 이유로 상영이 중단됐다. 메가박스 측은 "상영을 중단하라는 보수단체의 협박이 일반 관객들에게 위협이 된다"며 24개관에서 상영하던 '천안함 프로젝트'를 7일 자정부터 내리겠다고 6일 오후 제작진에 통보했다. 이 영화는 9일 현재 상영이 중단된 메가박스를 제외, 서울 인디스페이스 등 독립영화관을 중심으로 전국 12개 상영관에서 상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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