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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심원마을 자연으로 돌아가요

내년까지 주민 이주 마무리

2016년부터 생태 복원 공사

일부 주민 반대로 진통 예상

하늘 아래 첫 동네로 불리는 지리산 심원마을에 20여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있다.
/사진제공=국립공원관리공단

지리산 깊은 산 속 계곡에 20가구가 모여 사는 심원마을이 이르면 2016년부터 사람이 살지 않던 옛 모습으로 되돌아간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전라남도 구례군 산동면 심원마을 주민들을 내년까지 다른 지역으로 이주시키고 2016년부터 자연 복원 공사를 시작해 핵심 생태계 보호지역으로 만들겠다고 30일 밝혔다.

심원마을 복원이 마무리되면 지리산 반야봉(1,732m)과 노고단(1,507m), 만복대(1,438m)를 꼭짓점으로 하는 약 18㎢의 면적의 사람 출입이 사실상 통제돼 이 지역이 지리산 자연 생태계의 핵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1가구에 대한 보상·철거가 완료됐으며 공단은 올해 6가구, 내년에는 나머지 13가구를 이주시킨 뒤 2016년부터 복원 공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전체 보상과 복원에 들어가는 예산은 250억원으로 예상됐다.

문제는 4가구가 이주를 반대하고 있고 다른 주민들도 보상금 등을 두고 공단과 의견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에 실제 보상 작업 과정에서 갈등이 예상된다는 점이다. 한 마을주민은 "나라가 주는 보상금만으로는 나가서 살 만한 곳을 찾기 어렵다"며 "심원마을은 자연경관이 뛰어나고 관광객도 꾸준히 찾고 있는 곳인데 이런 가치가 보상금에 반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예상보다 복원 작업이 더디게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공단 측은 모든 주민이 이주 보상에 협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지만 끝까지 반대할 경우 행정절차대로 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리산 달궁계곡 가장 윗부분에 자리를 잡고 있는 심원마을은 해발고도 700~850m로 '하늘 아래 첫 동네'라고도 불린다. 주변 일대가 국립공원 자연보존지구이자 반달가슴곰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보존가치가 뛰어난 지역이다.

1967년 국립공원 지정 당시에는 주민 대부분이 산나물과 고로쇠물 같은 임산물을 채취하고 한봉(토종꿀)을 하며 살았지만 1987년 지리산관광도로(지방도 861번)가 개통된 뒤에는 관광객들이 많아지면서 음식점과 민박집이 우후죽순 격으로 생겨나 자연환경을 오염시킨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또 주민이나 관광객이 지리산에 반달가슴곰과 만날 가능성이 있고 폭우가 올 경우 산사태나 계곡 물이 범람할 수 있어 국립공원관리공단이 2006년부터 주민 이주사업을 추진해왔다.

박보환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은 "반야봉과 노고단, 만복대 지역의 다른 보호구역과 연계해서 지리산을 대표하는 핵심생태계 보호지역으로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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