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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뛴다] 건설 콜럼버스

'텃밭' 중동 넘어 중앙亞·남미·阿 신대륙 개척 돛 펼쳐라


최근 신규 분양시장을 중심으로 주택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지만 건설사들의 수익성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대규모 해외 사업장에서 손실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저유가의 여파로 해외공사 발주물량마저 줄어들고 있어서다.

실제로 대한건설협회가 상장 건설사 126개사의 지난 1·4분기 실적을 집계한 결과 영업이익은 총 8,465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1조59억원에 비해 15.8% 감소했다. 세전순이익도 지난해 1·4분기 1조2,699억원에서 올해 1·4분기 5,353억원으로 57.8% 줄었다.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은 1.6%로 전년 동기(1.9%)보다 0.3%포인트 감소했다.

이처럼 건설업계의 수익성이 악화된 것은 해외에 진출한 대형 건설사들의 실적 부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건설협회의 한 관계자는 "최근 주택경기 회복으로 건설시장에 온기가 느껴지나 영업이익·순이익 등 경영실적은 악화되고 있어 업계에서 느끼는 체감경기는 아직도 쌀쌀한 편"이라고 말했다.

특히 올 들어 해외 건설 수주액이 크게 줄어들며 건설업계에는 비상이 걸렸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건설업계의 해외 건설 수주액은 총 254억7,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1% 줄었다. 특히 상반기 중동지역 수주액이 69억6,0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71.9% 급감하며 전체 해외수주 감소세를 주도했다. 저유가가 지속되며 재정상황이 나빠진 중동 산유국들이 대형 플랜트 발주를 대거 취소하거나 미룬 탓이다.

이처럼 건설업계의 수익성을 좌우하는 해외 건설시장에 빨간 불이 켜지면서 건설사들은 수익성을 만회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세우고 있다.

우선 두드러진 변화는 기존의 지나친 중동시장 의존도를 낮추고 신시장 공략을 통해 시장 다변화에 나서는 것이다. 지난해 해외 건설 수주액 660억달러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314억달러를 중동에서 따냈을 정도로 중동은 우리 해외 건설의 전통적 '텃밭'이었다. 하지만 올 들어 중동지역의 발주물량이 급감하면서 중앙아시아·남미·아프리카 등 신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2013년 업계 최초로 해외 누적 수주 1,000억달러를 달성한 현대건설은 중동 일변도 수주 전략에서 벗어나 신시장인 중남미 지역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세계 바이오 연료의 28%를 보유하고 있고 석유 매장량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중남미는 내년 브라질 올림픽 관련 특수도 기대되는 가장 주목받는 신시장이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베네수엘라에서 48억4,000만달러 규모의 푸에르토 라크루즈 정유공장 공사를 수주하는 성과를 올렸다. 특히 2011년 현대자동차그룹에 편입된 뒤에는 현대차의 중남미 지역 네트워크를 활용해 이 지역에서 총 10건, 81억달러에 달하는 공사를 수행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중앙아시아로 일찌감치 눈을 돌렸다. 이 회사는 2월 우즈베키스탄에서 26억6,000만달러 규모의 가스처리시설 프로젝트 수주 계약을 체결했으며 4월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 방한 당시에는 35억달러에 이르는 플랜트 사업 기본합의서를 체결하는 등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한화건설의 경우 국내 공사에서 축적된 화공·발전 플랜트 기술력과 신도시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이라크·사우디·필리핀 등 진출국을 거점으로 미얀마·베트남 등 인접국으로의 시장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다.

단순 시공 방식의 해외 수주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 기획·제안형 사업을 확대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대우건설은 최근 '글로벌 인프라·에너지 디벨로퍼'로의 변신을 통해 오는 2025년까지 매출 25조원, 연간 영업이익 2조원대를 달성하고 세계 15대 건설사로 발전하겠다는 새 비전을 제시했다. 대우건설은 이를 위해 핵심기술을 더욱 혁신하고 침매터널, 초장대교량, 초고층·친환경 빌딩, 스마트 원전 등 기획제안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민자발전사업(IPP)도 건설업계의 새로운 먹을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대림산업은 2013년 호주 퀸즐랜드의 851MW급 밀머란 석탄화력발전소 지분을 인수하며 해외 민자발전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이 밖에 롯데건설은 롯데백화점·마트·호텔·케미칼 등 그룹사와의 동반 해외 진출을 통해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있으며 포스코건설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로부터 1조2,4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해 해외 건설사업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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