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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포커스] 불붙은 소비 붐… '삼바 경제' 달아오른다

원자재값 상승 따른 소득 향상으로 ‘흥청망청’<br>고용·외국인투자 증가등 경제성장 내용도 양호<br>물가급등·경상적자 확대·환율 절상등은 문제로



#1. 지난 주말 유럽연합(EU)을 본뜬 남미국가연합(UNASUL)이 공식출범했다. 그 중심을 브라질이 차지하고 있다. 남미권 경제 규모는 4조 달러대로 이중 절반이 브라질로부터 나온다.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은 “UNASUL의 출범은 오랜 숙원인 남미통합의 꿈을 실현할 것”이라며 남미지역의 통합중앙은행과 단일통화 창설을 추진할 뜻을 밝혔다. 미국의 뒷마당으로 여겨졌던 남미 경제권을 독자적인 영역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선언인 셈이다. #2. 그에 앞서 브라질ㆍ러시아ㆍ인도ㆍ중국 등 4개국 외무장관들은 이달 중순 러시아 중부 예카테린부르크에서 사상 첫 외무장관 회동을 열었다. 브릭스(BRICs)로 불리며 전 세계 신흥 경제권을 주도하고 있는 네 나라가 한 자리에 모여 연합을 논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바 경제가 타오르고 있다. 1980년대 두차례나 모리토리엄(대외지급유예)을 선언하고 1999년 통화위기를 겪으며 파탄 상태에 다다랐던 브라질 경제가 최근 깨어나고 있는 것이다. 세계 경제의 문제아로 취급받던 브라질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이미 전 세계 명목 국내총생산(GDP) 순위 10위 국가로 우뚝 섰다. 브라질은 ‘자원 부국화’의 가장 큰 수혜국이 된 것이다. 브라질은 광물, 원유, 곡물 등 3대 원자재를 모두 보유하고 있다. 최근 잇따른 대규모 유전 발굴로 룰라 대통령은 향후 10위권 산유국으로 도약한다는 야심도 드러내고 있다. 과거엔 미국이 경기침체에 빠지면 중남미 국가의 경제는 치명상을 당했다. 하지만 과거와 달리 브라질은 미국 경기 침체에 따른 영향을 크게 받지 않고, 예전에 볼 수 없었던 소비붐이 일고 있다. 원자재에서 벌어들인 돈을 흥청망청 쓰고 있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소비자들이 경기 둔화로 허리띠를 졸라매는데 비해 브라질에서는 ‘포르투갈어(브라질의 국어)에는 불경기란 단어가 없다’는 듯 소비붐이 형성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마르셀로 카르발료 모건 스탠리 브라질 지사장은 “중산층을 포함해 브라질 국민의 전반적인 소득 증가가 소비확대를 유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리코 페헤이라 브라질 신용대출업협회 회장은 “브라질의 요즘 상황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과거에는 소비자가 아니었던 계층이 소비자로 변했다는 것”이라며 “모든 계층의 소득이 늘어났고 누구든지 원하기만 하면 신용대출을 받을 수 있어 소비붐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가 달아오르면서 일자리도 많이 창출되고 있다. 석유 가격 상승에 따라 바이오연료로 쓰이는 사탕수수 생산업체가 더 많은 일꾼을 고용하고, 소득수준이 향상되면서 주택 수요를 늘려 더 많은 일꺼리를 만들어냈다. 4월 실업률은 8.5%로 기대치보다 내려갔다. 외국인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 그것도 고금리에 기반한 핫머니성 투자자금보다는 중기적인 성장성이나 거시 경제의 질적성장에 따른 투자가 최근 증가되고 있다. 지난달 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브라질을 투자적격등급을 격상시켰고, 이에 외국인들의 투자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자원시장의 랠리 덕분에 브라질은 지난 2월 이후 순채권국으로 전환했다. 지난해 외국인의 직접투자액도 343억 달러에 달하며 2003년 규모의 배 이상을 기록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손해를 본 미국ㆍ유럽 금융기관도 이를 만회하기 위해 브라질은 찾는다. 메릴린치는 지난 3월 브라질 영업을 확대하기 위해 알렉산드로 베타미오등 UBS 브라질 투자은행 팀을 영입했다. 스위스 리와 영국 로이드, 무니치 리 등 재보험사들도 향후 5년 동안 재보험 규정을 완화하려는 브라질 정부의 계획에 발맞춰 잇달아 브라질 지점을 열고 있다. 현지 2위권 민영금융그룹인 이타우 금융그룹의 로베르토 에지디오 세투발 사장은 “브라질은 잠재력이 크고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이기에 전 세계 투자 은행들이 브라질 자산을 붙들길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아직까지 브라질에서 빠져나가기를 바라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며 “국제 금융기관들이 자산을 매각한다면 브라질은 가장 나중에 팔게 될 자산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브라질 경제의 소비붐은 물가 급등과 경상수지 적자 확대의 문제를 가중시키고 있다. 브라질 정부는 최근 물가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최근 전격적인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11.75%에 달하는 브라질 금리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은 인플레이션 억제 의지를 표현하는 것”이라며 “높은 이자율이 실물경제의 성장을 막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질 중앙은행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최근 12월간 경상수지 적자 규모는 147억 달러에 달하며 6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경상적자 폭이 커진 것은 소비 증대로 수입이 늘어난 까닭이다. 브라질의 4월 수출 규모는 전년 동월 대비 13% 늘어나며 2007년 평균(16.6%)보다 낮았으나 수입은 지난해 동월 대비 49% 증가, 지난해 평균(32%)을 크게 상회했다. 또 산업생산이 예상대로 둔화세로 접어든 반면 소매판매는 3월 기준 11.40%를 기록하며 지난해 평균인 9%를 상회, 내수에 의한 경제 성장세를 입증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견조한 거시 환경으로 강세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레알화 환율은 브라질 경제의 고민거리다. 하지만 수입증대에 따른 무역수지 흑자 폭 감소가 레알화 상승 압력을 둔화 시킬 것으로 보인다. 원자재 가격 추이에 따라 경제 전반이 흔들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소비 붐에 따른 브라질 경제의 팽창을 원점으로 돌리기엔 역부족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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