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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디 오페라 3색 유혹

탄생 200주년 맞아 '팔스타프' '돈 카를로' '아이다' 잇따라 무대에

베르디 오페라 '돈 카를로' /사진제공=국립오페라단

"인생은 모두 장난이야."

오페라'팔스타프'의 한 대목이다.'팔스타프'는 이탈리아 작곡가 주세페 베르디(1813∼1901)가 그의 나이 여든에 남긴 최후의 작품이자 유일한 희극이다. 역사적 실화를 바탕으로 진지한 비극을 주로 써왔던 일반적인 베르디 오페라와는 결이 다른 작품이다. 주정뱅이 뚱보 팔스타프가 늙어서도 여자를 밝히다 혼쭐난다는 우스꽝스러운 이야기를 담았다. 성공적인 희극 오페라를 남기는 게 평생의 숙원이었던 베르디는'인생은 장난 같은 것'이라는 메시지를 남기며 그렇게 눈을 감았다.

문학적 풍자와 위트, 경쾌한 선율이 돋보이는 베르디의 마지막 작품이자 희극 오페라인'팔스타프'가 21∼24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오른다. 국립오페라단이 1995년 이후 두 번째로 공연한다. 베르디 국립음악원을 수석으로 졸업한 바리톤 한명원과 베르디 작품에만 40여 회 출연한 바리톤 앤서니 마이클스 무어(영국)가 주인공 팔스타프로 번갈아 나온다. 무대는 원작의 15세기 배경과 달리 20세기 초로 옮겨온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오페라 작곡가로 알려진 베르디 탄생 200주년을 맞아 그의 작품이 연이어 객석을 찾는다. 국립오페라단은'팔스타프'에 이어 4월25∼28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돈 카를로'를 올린다. 스페인 궁정에서 있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정치적 이상의 좌절과 비극적 가족관계를 그리고 있다. 부자 간의 갈등, 정치적 음모와 종교적 암투, 사랑과 질투, 우정과 신념 등 갖가지 갈등이 적나라하게 펼쳐지는 심리 드라마이다.



서울시오페라단은 베르디의 후기를 대표하는 걸작'아이다'를 4월 25~28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올린다. 이집트와 에티오피아의 정치적 갈등을 배경으로 이집트 장군 라다메스와 포로로 끌려온 에티오피아의 공주 아이다, 그리고 라다메스를 사랑하는 이집트의 공주 암네리스의 삼각관계를 그린다. 자칫 진부할 수 있는 러브스토리 이면에 이집트와 에티오피아의 전쟁, 조국과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는 여주인공의 고뇌를 깔아놨다. 이번 공연에는 테너 신동원(라다메스 역)과 소프라노 임세경(아이다) 등 정상급 성악가들 외에 오디션을 통해 선발한 50명의 시민합창단이 약 2개월간의 연습기간을 거쳐 공연에 함께 참여, 의미 있는 무대를 선사한다.

베르디 작품의 특징은 오래도록 귓가에 맴도는 선율성 강한 아리아(독창곡)와 쉬우면서도 인간의 내면을 울리는 탄탄한 드라마적 힘에 있다. 베르디와 함께 19세기 오페라의 양대 산맥으로 손꼽히는 동갑내기 독일 작곡가 바그너(1813~1883) 역시 올해 탄생 200주년을 맞았지만, 그보다 베르디 오페라가 국내 무대에 압도적으로 자주 오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김홍승 한국예술종합학교 오페라학과 교수는"바그너 작품에선 관현악적 요소가 중심이라 오케스트라 선율에도 밀리지 않는 힘과 폭넓은 소리를 가진 성악가들이 필요하다"며"그러나 우리나라 성악가들은 주로 이탈리아로 유학해 독일어 발성을 잘하는'바그너 가수', 오랜 시간 흐트러짐 없이 본연의 소리를 낼 이들을 찾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또"오페라를 즐기는 관객들 입장에서도 압축해도 장장 6시간에 달하는 바그너 오페라보다 성악가들의 기교와 아름다운 소리, 감성적 아리아가 주축이 된 베르디 오페라가 상대적으로 친숙하게 다가오는 부분이 많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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