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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이후 수입차 판매 1위 살펴보니…

"어려울땐 효율이 최고"… 경제위기때마다 베스트셀링카 지각변동


폭스바겐 티구안

BMW ''520d''

덩치 큰 美 '빅3' 인기끌다 1997년 IMF외환위기 이후 경제성 좋은 독일차 왕좌에

2003년 카드대란 터진후엔 상대적으로 싼 일본차 불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후 가격 낮춘 독일차 재부상


경제 위기가 수입 베스트 셀링카를 바꾸고 있다.

한국수입차협회의 자료가 있는 1994년부터 작년까지 20년간의 판매 1위 차량을 살펴보면 '경제위기=인기 수입차 결정'이라는 공식이 묘하게 들어맞는다. 차를 선택하는 기준은 많지만 위기를 겪으면서 국내 소비자들의 인식이 달라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수입차는 고가여서 고객이 가격에 민감하지 않을 것이라는 상식과 달리 역시 어려울 때는 효율이 최고였다.

20년 전인 1994년의 베스트셀링카는 포드의 '세이블(Sable) LS'였다. 우리나라에서 미국차가 잘 팔렸을 때가 있었나 싶지만 당시 포드는 '세이블'을 904대 팔았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E200(99대)'의 10배 가까운 실적이었다.

포드를 비롯한 미국차는 이후에도 승승장구했다. 1995년에는 포드의 '세이블(885대)'이, 1996년에는 크라이슬러의 '스트라투스(Stratus LX·594대)'가 판매 1위를 차지했다. 1997년에는 포드의 '타우러스(Taurus) LX'가 690대로 1위에 올랐다.

하지만 1997년 말 찾아온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는 국내 수입차 시장의 지형도를 바꿔놨다. 미국차는 1998년 포드의 '컨티넨탈(Continental)' 152대를 마지막으로 독일차에 왕좌를 넘겨주게 된다. 1998년은 종금사를 시작으로 5개 은행 퇴출, 5대그룹 빅딜이 추진되는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의 한파가 불어닥친 한해였다.

1990년대 초중반만 해도 미국의 '빅3'가 잘 나갈 때였다. 미국차는 덩치가 크고 힘이 좋지만 연비 같은 경제성 측면에서는 다른 나라 차에 뒤졌다. 그 틈을 독일차가 파고 든 셈이다.

벤츠는 1999년 'S320L'을 앞세워 수입차 1위에 등극했다. 이후 독일차는 2003년까지 대권을 유지했다. 2000년 BMW의 '320i(252대)'를 시작으로 2001년 BMW '530iA(505대)', 2003년 BMW '530(1,107대)'로 아성을 구축했다. 2002년 렉서스 'ES300'이 1위를 거머쥐긴 했지만 상위 10개 모델 중 8개가 독일차였을 정도로 IMF 이후인 1999년부터 2003년까지는 독일차 세상이었다.



그러나 또 한 번의 위기가 찾아왔다. 2003년 카드대란이 터진 것이다. 약 400만명에 달하는 신용불량자가 생긴 때다.

수입차 시장에도 변화가 왔다. 독일차 시대가 지고 일본차 시대가 열렸다. 특히 2000년에 국내에 상륙한 렉서스가 꽃을 피웠다. 수입차 업계의 관계자는 "BMW나 벤츠가 8,000만~9,000만원대 할 때 동급의 렉서스는 5,000만~6,000만원이면 살 수 있었다"며 "가격에 비해 편의사양이 좋고 고장없는 렉서스가 불티나게 팔렸다"고 설명했다.

렉서스의 'ES330'은 2004년 3,169대가 팔리면서 돌풍을 일으켰다. 이 모델은 2005년에도 2,368대가 나갔고 2006년에는 렉서스 'ES350'이 2,639대로 1위를 기록했다. 2007년과 2008년은 혼다의 해였는데 출시 초기 3,000만원대의 가격을 선보인 혼다 'CR-V'는 2007년 3,861대, 혼다의 '어코드(Accord) 3.5'는 2008년 4,948대의 판매실적을 올려 1위를 했다.

잘 나가던 일본차들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침몰한다. 2010년 도요타의 대규모 리콜사태도 있었지만 경쟁력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독일차에 뒤지기 시작했다. 어느 것이 더 비용 대비 가치가 있느냐는 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것이다. 특히 현대·기아차의 성능이 급속도로 좋아지면서 비슷한 성능의 일본차를 더 비싸게 살 이유가 없어졌다.

수입차 업계의 관계자는 "2000년대 초중반에 일본차가 인기였지만 엔고를 겪으면서 가격을 내릴 여지가 없었다"며 "그 사이 BMW 등이 연식을 바꿀 때마다 가격을 낮추고 수년간 공을 들이면서 수입차 시장을 장악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 베스트셀링 모델은 ▦2009년 BMW '528(3,098대)' ▦2010년 벤츠 'E300(6,228대)' ▦2011년 벤츠 'E300(7,019대)' ▦2012년 BMW '520d(7,485대)' ▦2013년 BMW '520d(8,346대)' 등으로 다시 독일차 전성시대가 됐다.

특히 최근 몇 년 새 BMW의 '520d'처럼 연비가 좋은 디젤 모델이 인기를 끌고 있다. 디젤은 독일 업체의 경쟁력이 높다. 올해 베스트셀링카로 유력한 독일차 폭스바겐의 티구안도 디젤 모델이다.

업계에서는 경제위기가 또 찾아오면 경쟁력 있는 친환경차를 보유한 곳이 베스트셀링카가 되지 않겠느냐는 조심스러운 전망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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