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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엔캐리 트레이드 움직임에 주목할 때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로 세계금융시장이 불안한 가운데 이번에는 엔캐리 트레이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예기치 못한 충격으로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급격히 회수된다면 지난 1997년 외환위기와 같은 큰 혼란을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엔캐리 트레이드란 금리가 낮은 엔화 자금을 빌려 수익률이 높은 국가에 투자하는 거래를 말한다. 일본은 정책금리가 0.5%로 거의 0%에 가깝다. 이 때문에 엔화 자금은 금리가 높은 곳을 찾아 전세계 시장을 누비고 있다. 엔캐리 트레이드의 규모가 얼마인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국제통화기금(IMF)은 대략 1,700억달러 정도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그동안 세계 주식시장과 채권ㆍ부동산 가격이 크게 뛴 것은 글로벌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에 기인했지만 엔캐리 자금의 영향이 매우 컸다. 최근 서브프라임의 부실 문제로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자 엔캐리 자금이 청산에 들어갔다.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나라의 환율이 뛰고 있는 게 그 징후다. 14일 국내외환시장에서 원화는 일본 엔화에 대해 100엔당 4원93전이나 뛰었다. 한달 전보다는 무려 46원이나 올랐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금리가 높은 호주와 뉴질랜드 통화도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보름 사이 호주달러는 1.2%, 뉴질랜드달러는 3.3%나 올랐다. 엔화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는 증거다. 엔캐리 자금이 청산되면 세계적인 유동성 감소로 이어지면서 자본ㆍ자산시장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 서브프라임 파장에 엔캐리 청산까지 겹칠 경우 국제금융시장은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국내에 들어와 있는 엔캐리 자금은 7조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은행들은 그동안 경쟁적으로 엔화 자금을 들여와 기업 운전자금과 부동산담보 대출에 활용해왔다. 시중금리는 이미 8%를 넘어 가계대출의 부실이 우려된다. 금리상승 속에 엔화자금이 빠져나갈 경우 신용경색은 더욱 심해질 것이다. 엔캐리 트레이드의 움직임에 주목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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