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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을 헤쳐가는 여걸] <5> 김추자 대림개발 사장
입력2004-09-16 18:33:09
수정
2004.09.16 18:33:09
신뢰·고객감동 경영으로 거래처 개척·한강수계 하수관 교체사업도 참여예정
“로비로 계약을 따내기 보다는 진실한 자세로 상대방에게 신뢰를 줘 승부를 걸겠습니다.”
하수관 사업을 하는 김추자(45) 대림개발 사장은 늘 ‘신뢰 경영’을 강조한다.
“하수관 사업이라는 게 건설 분야에 속하기 때문에 알게 모르게 접대를 요구 받고 때론 거래처의 무리한 요구를 들어 주지 못해 불이익을 당할 때도 많았다”는 김 사장. 그러나 그가 지난 10여년간 사업을 해 오면서 얻은 교훈은 ‘진실된 자세로 사업을 하면 언젠가는 상대방이 자신의 진심을 알아 준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림개발의 주력 제품인 폴리에틸렌(PE) 삼중벽관은 시멘트관이나 PE이중관 등 기존 하수관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2년여에 걸친 연구개발 끝에 탄생한 ‘노작(勞作)’으로 이미 특허등록도 된 상태다. 대림개발의 삼중벽관은 현재 토지공사나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추진하는 사업에 납품되고 있으며 한강수계 하수관 교체 프로젝트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한편 김 사장이 사업을 하게 된 계기는 특이하다. 남편 뒷바라지를 위해 학원 강사 생활을 하던 중 주변 선배의 권유로 사업에 뛰어들게 된 것. “예전부터 호탕하고 강단이 있다는 말을 자주 들었는데 그런 모습에서 사업가 기질을 발견했나 보네요”라며 웃는 김 사장은 “그러나 여성으로서 사업을 한다는 게 쉽지는 않았다”고 속내를 내비쳤다.
“서비스 업종은 여성들이 많이 진출한 편이라 사업을 하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하지만 제조업, 그 중에서도 건설 분야의 경우 여성이 거의 없는데다 거래처와 관계를 맺기까지 엄청난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런 척박한 환경에서 그가 나름대로 터득한 생존 방식은 이른바 ‘고객 감동 전략’. 대부분 사업하는 사람들인지라 책 한 권 읽을 시간이 없을 것으로 생각한 김 사장은 거래처를 방문할 때마다 시집이나 수필집을 챙겨 가곤 했다. 상대방의 나이나 취향, 가족 관계도 선물할 책을 고르는 데 중요한 잣대가 되는 만큼 100여명이 넘는 거래처 사람들에 대한 기록을 수첩에 빽빽하게 해 놓았단다.
김 사장은 “중소제조업을 하면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제품의 품질과 가격 등 제반 조건들이 받쳐 줘야 하지만 거래처와의 유대관계가 중요하다”면서 “이를 위해 남성에 비해 영업력이 떨어질 수 있는 여성 CEO들은 그때그때 상황에 잘 대처하는 지혜가 더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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