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중국 측이 외국 업체들에 신용카드시장을 아직 전면 개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해석했다.
FT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달 홍콩 소재 온라인 결제 플랫폼 업체인 이페이링크(EPayLinks)에 위안화로 결제하는 마스터카드 발급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중국 현지에 직접 진출할 수 없는 외국계 카드사들은 그동안 수수료를 내고 국영은행 결제 서비스 대행사인 중궈인롄(中國銀聯ㆍ유니언페이)을 이용해 왔는데 마스터카드는 올해 초 이페이링크와 독자 제휴해 서비스를 시작하며 주목 받은 바 있다.
이와 관련, 이페이링크는 "마스터카드와 직접 협력하지 않고 마스터카드의 홍콩 자회사를 통해 일하고 있기 때문에 당국의 규정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7월 세계무역기구(WTO)는 외국 카드사의 직접 진출을 허용하지 않는 중국의 신용카드 결제 시스템이 국제규정에 어긋난다며 미국 카드사 측에 일부 승소판결을 내린 바 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외국계 카드사의 중국시장 참여가 더욱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해왔다. 현지 언론들도 이르면 다음달께 새로운 자국 카드시장 규정이 공표될 것이라고 보도해왔다.
하지만 플랫폼 변경조차 허용하지 않는 이번 조치가 나오면서 전문가들은 "중국이 여전히 외국계 회사에 신용카드시장을 개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셈"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중국 신용카드시장은 세계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고 있으며 오는 2020년께 미국을 제치고 사용자 약 9억명의 글로벌 1위 시장으로 발돋움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앙은행의 보호 아래 설립된 유니언페이는 80개 중국 은행 및 다수의 국영 기관이 지분을 나눠 가진 업체로 2011년 직전 4년 매출의 3배인 9억7,800만달러의 연매출을 기록하는 등 승승장구해왔다. 중국 내 현금자동인출기 역시 유니언페이의 지불 시스템을 거치게 돼 있어 비자ㆍ마스터 등 해외 카드사는 중국에서 자사 카드가 사용될 때마다 유니언페이 측에 수수료를 지급해야 했다.
FT는 "온라인 은행 거래의 경향은 점점 더 외국계 카드 사용을 늘리는 기조"라며 "해외 카드사의 직접진입이 결국 허용될 수밖에 없겠지만 당분간은 중국의 강경한 대응이 지속될 것 같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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