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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현종의 경제 프리즘] 미국과 중국 사이

[홍현종의 경제 프리즘] 미국과 중국 사이 hjhong@sed.co.kr 중국 기업 렌샹이 미국의 자존심 IBM사 PC 사업 부문을 인수하려 하자 미 정부가 딴지를 걸고 나선 게 지난 3월. 중국해양석유공사가 미국의 메이저 유노칼 인수를 발표한 최근 미국의 전(全) 조야가 한층 더 시끄러워졌다. 권위지 워싱턴 포스트. 앞으로 2년내 중국이 대만을 공격할 것이라는 뜬금 없는 기사를 최근 내보냈다. 월스트릿저널, CNN, 뉴욕타임스 등 미국내 주요 언론들의 중국 때리기는 연일 계속되고 있다. 민간도 예외가 아니다. 진보적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이 나서 중국의 ‘바이 아메리카(Buy America)’에 대한 경계론을 들고 나왔다. 다양한 의견이 나오는 미국내 이 정도 일치된 목소리도 드문 경우다. 렌샹의 IBM PC 사업 부문 인수에 미 정부가 개입한 건 국가 중요 정보가 중국에 넘어갈 가능성 때문이란 이유에서다. 이번 유노칼 인수 시도에 대해서도 국가 기간 산업인 에너지 업체를 잠재 적국에 넘겨줄 수 없다는 여론을 등에 업고 있다. 미국은 외국 기업이 국가 안위와 관련되는 인수합병에 나설 경우 주요 부처 합동으로 외국 투자위원회를 소집해 승인 여부를 검토하며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정확히 국가 안보(national security) 차원이다. 중국 경계론, 미국내 이른바 ‘황화론(黃禍論)’은 이제 정치에서 경제로 그 본류의 방향을 틀고 있다. ▲지난 주 중국의 후진타오 주석이 러시아를 방문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지금과 같은 미국의 독주를 막기 위한 중-러간 공조를 선언했다. 미국과 중국간 경쟁은 이제 드러내놓고 지구촌을 미국ㆍ인도 대(對) 중국ㆍ러시아, 이른바 ‘신(新) 동맹의 시대’로 만들며 전면 대결의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진행되는 중국 기업의 미국 기업 사냥이 국제 정치 경제 패러다임 변화의 서막처럼 비쳐지는 이유다. 미국을 자극시킨, 요즘과 비슷한 일이 벌어졌든 게 지난 80년대 일본의 대미 투자다. 제2의 진주만 공격, 일본이 미국 본토 부동산을 무차별로 사들이자 미국인들이 쓴 표현이다. 20년 간격의 두 상황의 유사점은 무엇보다 대미 수출로 벌어들인 엄청난 달러를 앞세워 흑자 대상국인 미국의 ‘자존심’을 사들이려 했다는 점이다. 그러나 정치적 측면에서의 다른 점은 확연하다. 80년대 당시 미국은 일본의 대미 투자를 안보 문제와 연계 시키지는 않았다. 미국의 안보 우산 아래 있는 일본의 한계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의 중국은 다르다. 큰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며 미국에 대한 도전의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 ▲양자간의 치열한 글로벌 기업 경쟁 속에 최근 윤곽이 드러난 중국의 대외 첩모 망은 중국의 해외 공략, 특히 대미(對美) 경제전에 대한 전략적 치밀함을 시사해주는 사례로서 눈길이 간다. 호주내 중국 총영사관의 한 외교관이 지난달 망명을 요청하면서 중국이 미국을 중심으로 광범위한 첩보망을 구축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또 호주에만 무려 1,000여명의 첩보원이 있다고 말했다. 중국 첩보망의 위력은 그들의 천문학적 인구만큼이나 미국을 필두로 지구촌 곳곳에 포진한 화교, 유학생 등이 조직 내 포함돼 있을 가능성 때문이다. 이 같은 첩보전의 주 목적이 경제적 문제들과 관련돼 있다는 점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한국의 경우 주한 미군 관련 정보와 최첨단 산업기술 등을 확보하기 위해 중국이 첩보 1급 지역으로 분류해 놓고 있다는 사실은 경쟁국의 첩보전에 대한 우리 경제 안보적 대응의 당위성을 시사해주는 대목이다. 새삼스런 얘기지만 세계를 놓고 패권 다툼을 벌이는 미중 양국 사이를 살아야 하는 한국의 상황은 숙명이다. 그 애매함이 잘못하면 양쪽 모두로부터 어려움을 당할 처지에 빠질 수 있다. 물론 반대의 경우일 수도 있다. 정부의 노련한 외교가 필요한 때다. 입력시간 : 2005/07/05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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