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품 컬렉터인 김동준씨(37ㆍ가명)는 동료들이 추석을 앞두고 귀성이나 가족여행을 계획하는 것과 달리 ‘아트 투어’를 결심했다. 중국 상하이와 베이징, 싱가포르 등 아시아 각국에서 줄줄이 열리는 국제 비엔날레와 대형 아트페어를 놓칠 수 없다는 생각에서다. 역시 미술품 애호가인 정승현씨(33)는 국내에 집중하기로 했다. 광주와 부산 비엔날레와 서울 미디어아트 비엔날레가 열리는 동시에 KIAF(한국국제아트페어)도 관람객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는 ‘아트 올림픽’=2년에 한번씩 열리는 비엔날레는 보통 짝수년도는 아시아 지역에서, 홀수년도는 유럽권에서 많은 편이다. 첫 테이프는 상하이에서는 열리는 상하이 비엔날레(9~11/16). 상하이는 중국의 후광을 업은 동시에 유럽 컬렉터들이 주목하는 지역이기도 하다. 같은 기간 10~13일에는 상하이 Sh컨템포러리 아트페어가 열린다. 세계 정상의 아트페어인 스위스 바젤의 기획팀이 조직한 것으로 로렌조 루돌프 Sh아트페어 디렉터는 “아시아에서 열리는 국제 아트페어로 자리잡은 뒤 5년 안에 세계 톱3의 미술행사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서구권 갤러리 50%, 아시아 갤러리 50%로 구성되며 국내는 PKMㆍ가나아트ㆍ국제ㆍ두아트 갤러리현대ㆍ박여숙ㆍ시몬ㆍ아라리오ㆍ원앤제이ㆍ표ㆍ학고재 갤러리가 참가한다. 싱가포르 비엔날레는 11일~11월16일 싱가포르 전역에서 ‘경탄’을 주제로 열린다. 일본 출신 후미오 난조가 전시총감독을 맡았고 국내작가 이기봉이 초청됐다. 세계 미술계 유력 인사들의 방문에 맞춰 9~12일에는 ‘싱가포르 쇼케이스’가 열린다. 고급화된 ‘부티끄 아트페어’를 표방하는 신설 행사로 세계 23개 화랑이 참여한다. 국내에서는 두아트 베이징ㆍ서울이 웹아티스트 그룹 장영혜중공업과 김현수를, 아라리오 갤러리가 이용백의 작품을 선보인다. 각각 3회째인 광저우 트리엔날레, 난징 트리엔날레가 이달 초부터 시작된다. 올림픽을 막 끝낸 베이징에서는 포토베이징 아트페어(5~9일)가 열리며 국내 더컬럼스 갤러리가 참가한다. 같은 시기에 아트베이징 아트페어도 열린다. ◇한국미술, 세계의 중심으로=미국 출신 총감독 오쿠이 엔위저가 총감독하는 제7회 광주비엔날레가 5일부터 36개국 160여명의 작가들의 기획전을 연다. 같은 시기에 제5회 부산비엔날레가 ‘낭비’를 주제로 방출되는 예술가의 에너지와 이미지 소비에 주목한다. 이두식 전시총감독이 40개국 약 190명의 작가 작품을 엄선했고 행사기간 중 부산지역 31개 갤러리가 참여하는 갤러리 페스티벌(5~20일)이 열린다. 12일 개막하는 제5회 서울국제미디어아트비엔날레는 뉴욕 MoMA가 작품을 소장한 작가 정연두, 인도출신 아니쉬 카푸어, 덴마크의 올라퍼 엘리아슨, 러시아 작가그룹 AES+F 등 미술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작가들이 출품했다. 박일호 전시총감독 지휘로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린다. 국내 미술시장을 한눈에 볼 수 있는 KIAF는 19일 코엑스에서 개막한다. 20개국 218개 화랑, 1,500여 작가가 6,000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전문가들은 “요즘은 ‘비엔날레 작가’가 곧바로 시장을 형성하기 때문에 비엔날레를 통해 현대미술의 동향을 살피고 안목을 키워 아트페어에서 유망 작가에 투자하면 효과적”이라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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