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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中 日 바둑 영웅전] 이세돌도 주문이 있었다

바둑 제4보(51~60)



흑51로 저항해 보지만 이미 파탄은 기정사실이 되었다. 백54를 보고 이세돌은 아주 멋쩍게 쓴웃음을 지으며 55로 물러났다. 세계랭킹 1위인 이세돌9단이 이런 어이없는 맥점에 당하다니. 오늘 그의 컨디션이 무척 나쁜 모양이다. 검토실의 고단자들은 뭐가 그리 즐거운지 모두 싱글싱글 웃고 있었다. 흑55로 물러서지 않고 끝까지 반항하면 어떻게 되는 것일까. 초심자들을 위해서 참고도1의 백10까지(6과 9는 2의 왼쪽. 7은 2의 자리.)를 싣는다. 흑이 죽지는 않지만 내장을 송두리째 파 먹히고 껍질만 남게 되는 것이다. 파탄의 길인 것을 모를 까닭이 없는 이세돌이 이 코스(실전보의 흑55까지)를 수걱수걱 밟아 들어온 데는 이유가 있었다. 걸려 넘어지면서도 그에게는 주문이 있었던 것이다. 물론 박영훈 같은 강자가 그 주문을 모를 까닭이 없긴 하지만 말이다. 이세돌의 은근한 주문은 백이 실전보의 백56으로 참고도2의 백1에 몰아 귀를 차지해 달라는 것이었다. 아마추어 같으면 얼씨구나 하고 얼른 그렇게 두기 십상 아닌가. 그러나 이 코스는 백이 제 꾀에 제가 넘어가는 길이다. 흑은 귀를 선선히 내주고 흑2, 4로 둔다. 이렇게 되면 중원쪽 백대마가 허겁지겁 달아나야 하므로 바둑은 도리어 흑이 유망하게 전개될 것이다. 박영훈은 현명했다. 귀를 살리지 않고 우변을 시원하게 관통해 버렸다. 이것으로 백이 많이 유리한 바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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