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 일 많고 쓸 곳 많은 회원권 없을까.’ 골프회원권 시장이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소비자들의 시선이 투자 가치에서 이용 가치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골프장의 공급이 늘면서 수년 전과 같은 높은 시세 차익은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 됐다. 회원권 보유자도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이용 가치 측면에서 눈길을 끄는 종목은 다른 골프장과의 연계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이른바 멀티 회원권과 주중 회원권이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관망과 약 보합세가 지루하게 이어지고 있는 회원권 시장에서 연계 혜택 회원권과 주중 회원권은 문의와 거래가 빈번한 편이다. 이용상의 강점이 가격대를 지지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연계 회원권은 하나의 회원권으로 2곳 이상에서 회원대우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 경쟁력이다. 에이스회원권거래소에 따르면 강원 삼척의 파인밸리 회원권은 경기 용인의 고가대 클럽인 파인크리크 주중회원 대우를 받기 위해 구입하는 사례가 많다. 삼성에버랜드에서 운영하는 가평베네스트ㆍ안성베네스트ㆍ동래베네스트 회원은 철저한 회원제로 운영돼 입장이 어려운 안양베네스트 골프장의 평일 예약권 또는 이용료 할인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100% 회원모집을 완료한 신안 계열의 제주 에버리스는 신안ㆍ그린힐ㆍ리베라 등의 이용 혜택 제공에 힘입은 바가 컸다. 상호 주중 예약이 가능했던 태영그룹의 블루원용인(태영), 블루원보문(디아너스)도 최근 인수한 퍼블릭 블루원상주(옛 오렌지)의 그린피를 30% 인하해주는 혜택이 새로 늘었다. 이용객 유치를 위한 타 지역간 전략적 제휴도 늘고 있다. 제주의 라온은 수도권의 88, 경남의 용원, 부산 골프장과 이용 협약을 통해 이용객 증가와 인지도 상승 효과를 도모하고 있다. 제주 세인트포는 경기도의 김포시사이드ㆍ프리스틴밸리, 사이프러스는 남촌ㆍ에덴블루와 계약을 맺었다. 경남 아델스코트와 경북 파미힐스도 회원 교류를 하고 있다. 평일에 이용하는 주중 회원권은 은퇴 후 여가를 즐기려는 실버족과 평일에 시간을 낼 수 있는 전문직 종사자나 자영업자에게 인기다. 특히 야간 조명 금지로 주말 예약이 어려워지면서 ‘주말골퍼’에서 ‘주중골퍼’로 돌아서는 경우도 많아졌다. 평일 매출을 늘리려는 골프장들은 잇달아 주중회원 모집에 나서고 있다. 대다수의 주중 회원권은 시중에서 거래되지 않아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없으며 5년, 10년 등 만기가 돌아오면 입회금을 돌려받거나 계약을 연장할 수 있다. 최근에는 회원 본인과 추가 1명에게 예약권과 이용료 할인 혜택을 주는 곳도 눈에 띈다. 한편 전문가들은 연계 회원권과 주중 회원권은 회원 수에 따라 실질적인 특전 적용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회원 수와 평판 등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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