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발언대] 개성공단과 한미 FTA

개성공단은 분단 60여년 만에 남측의 자본과 기술투자, 북측의 토지와 노동력이 결합한 남북간 최초의 대규모 투자사업이다. 중국 등 해외공장에서 높아지는 인건비와 여러가지 무역규제로 돌파구를 찾고 있던 국내 중소기업에 개성공단은 너무나 반가운 소식이었다. 개성공단은 생산기지로도 최적의 요건을 갖추고 있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역할은 서로 오랜 세월 떨어져 다른 생각을 갖고 살아온 우리 남북한 동포가 정을 통하고 서로를 이해하는 ‘평화지역’으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다. 이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서 최종 타결까지 개성공단의 원산지 표기 문제가 중대 사안으로 논의됐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협상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할 정도로 미국 측이 강경한 입장으로 나오기는 했지만 최종 체결 단계에서 북핵 문제 해결 여부와 한반도 정세에 따라 빌트인 방식으로 개성공단 원산지 문제를 추후 다시 논의하겠다고 한 것은 과거에 비해 진일보한 측면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미국 보수층들의 북측을 바라보는 시각이 곱지만은 않은 지금 언제 다시 개성공단 문제가 도마 위에 올려져 정치적인 시각으로 재단할지는 모를 일이다. 비핵화 문제와 북한 인권 문제를 선결조건으로 내세운 사실은 개성공단을 순수한 남북경협 차원이 아닌 결국 정치적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처럼 느껴진다. 이번 협상에서 개성공단 문제는 FTA 협상의 취지인 정치와 이념 문제의 개입이 없는 순수한 경제교류와 협력 차원에서 체결돼야 하는 기본적인 논점을 이탈한 것 같아 아쉽다. 개성공단은 궁극적으로 2,000여 기업을 유치할 계획으로 움직이는 대규모 경협사업이다. 원산지 표기 문제가 해결되지 못한다면 대미 수출이 주를 이루는 국내 중소기업들의 특성상 개성공단의 발전에 큰 걸림돌이 될 것이다. 이번 한미 FTA에서 개성공단의 역외가공무역지대 포함 문제가 명문화돼 추후 여지를 남겨놓았다는 사실은 논의 자체에 부정적이던 미국 측으로부터 얻은 긍정적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현재 북미관계가 급속한 속도로 회복되고 북한의 6자회담 복귀 등으로 대북관계 화해 분위기가 확산되는 추세다. 대외적으로도 개성공단과 북핵 문제를 별개로 인식하는 분위기가 일고 있다. 이번 한미 FTA에서 중소기업의 새로운 희망이자 민족의 공동체 의식을 키워나갈 수 있는 개성공단 문제가 일단락되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국제적인 화해 분위기 조성과 묵묵히 일하는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에 노력에 따라 개성공단의 발전을 위한 선결 조건인 원산지 표기 문제는 분명히 해결될 것이라 확신하고 싶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