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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마케팅 '전쟁'과 글로벌 '경쟁'

상장기업들의 1ㆍ4분기 실적발표가 이어지고 있다. 이동통신사들의 경우 매출은 소폭 늘었지만 마케팅에 많은 돈을 쏟아부은 여파로 영업이익은 오히려 감소했다. 이는 3세대(3G)통신서비스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마케팅 비용을 경쟁적으로 늘렸기 때문이다. 이처럼 수익성이 낮아졌지만 이를 걱정하는 목소리는 듣기 어렵다. 그만큼 이통사들이 벌어놓은 돈이 만만치 않은 규모라는 얘기다. 더욱이 이동통신 업계에서는 네트워크 등 시설뿐만 아니라 마케팅 비용도 일종의 투자로 간주한다. 일단 고객만 확보하고 나면 계속 돈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이통사들은 이미 상당한 ‘초과이윤’을 누리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투자와 운영에 필요한 갖가지 비용을 제외한 서비스 원가보상률이 22%에 달했다. 이통사의 ‘초과이윤’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은 최근 벌어진 ‘SK텔레콤 벤츠 습격 사건’에서도 잘 드러난다. 사건 자체의 잘잘못은 뒤로 하더라도 이 뉴스를 접한 소비자 가운데 상당수는 댓글에서 범죄 혐의자를 영웅으로 취급하거나 두둔했다. ‘반(反)기업 정서’ 수준이 아니라 이통사에 대한 ‘적대감’이라고 해야 옳을 정도다. 이는 KTF와 LG텔레콤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시민단체와 소비자들의 줄기찬 지적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아직도 휴대폰발신자번호표시(CID)요금을 꼬박꼬박 챙기고 있다. KTF와 LG텔레콤이 지난해 CID요금으로만 벌어들인 수익이 각각 900억원에 달했다. 결국 엄청난 마케팅 비용을 지출하기 위해 ‘앉아서 돈 버는 장사’인 CID요금을 꽉 움켜쥐고 있을 수밖에 없었던 셈이다. 지난 24일 개최된 ‘정보통신미래모임’ 세미나에서 한 교수는 “3G를 둘러싼 과도한 마케팅보다 해외시장 진출에 보다 많은 투자를 해야만 국내 모바일서비스산업이 미래를 자신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국내시장에서는 마치 ‘전쟁’을 치르듯 마케팅을 펼치면서도 글로벌시장에서는 그저 ‘경쟁’에 만족하는 이통사들이 되짚어봐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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