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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7월 15일] 금융이 사라진다고?

박준규(FN STARS 대표)

리먼 브러더스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금융위기가 정점에 다다른 지난해 11월, 미국으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일본의 한 연구소가 발간한 보고서를 보고 현재 대한민국의 금융업계가 직면한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은 것 같아 무릎을 쳤다. 지금은 '유비쿼터스 금융' 시대
오는 2010년에는 금융서비스가 사람들의 생활 깊숙한 곳까지 파고들어 사회 전체를 감싸게 될 것이라고 이 보고서는 밝히고 있다.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채널이 다양화되고 생활 현장에 융화돼 사람들이 “나는 지금 금융기관이 제공하는 금융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라는 의식 자체가 없어지는 ‘사라지는 금융’ 시대가 올 것이라는 내용이다. ‘사라지는 금융’은 요즘 우리가 친숙하게 접하는 ‘유비쿼터스 통신’ ‘유비쿼터스 네트워크’ 등의 개념과 닮아 있다. 정보기술(IT)과 통신업계에서 말하는 유비쿼터스 역시 사용자가 네트워크나 컴퓨터를 의식하지 않고 장소에 상관 없이 자유롭게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는 정보통신 환경을 말하고 있지 않은가. 하지만 ‘유비쿼터스 금융’과 ‘금융의 유비쿼터스화’는 구분해서 생각할 필요가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IT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인터넷ㆍ모바일 뱅킹은 이미 일상화가 돼 있으며 휴대폰으로 결제는 물론 주식 거래까지 가능한 ‘유비쿼터스 금융’서비스는 이미 우리의 생활 속에 깊숙이 자리잡고 있다. 이와는 달리 ‘사라지는 금융’ 또는 ‘금융서비스의 유비쿼터스화’는 차원이 다른 ‘빅뱅’ 수준의 변화를 예고 하고 있다. 일례로 유통업을 포함해 어떤 기업도 업종 변경 없이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 슈퍼마켓이나 백화점ㆍ자동차딜러ㆍ택배서비스 등을 통해서도 소비자는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사라지는 금융시대에는 급하게 해외 출장을 가게 될 경우 비행기를 타기 직전 공항 내 편의점 진열대에서 ‘여행자 보험’이라는 티켓을 계산대로 가지고 가 자신의 휴대폰 단말기에 접촉함으로써 별도의 서류작성 없이 보험에 가입하는 풍경을 손쉽게 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사라지는 금융’ 세상에 대비하기 위한 법적ㆍ제도적 준비가 본격적으로 속속 진행되고 있다. 이미 자본시장통합법이 발효돼 대형 투자은행(IB)이 등장할 수 있는 법률적인 토대가 이미 구축돼 금융산업 전반에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또한 보험판매전문회사ㆍ금융상품판매전문회사의 탄생을 눈앞에 두고 있어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의 다양성은 현재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가 될 것이다. 다양한 회사의 가전제품을 한 곳에서 판매하는 ‘하이마트’처럼 적금ㆍ대출ㆍ보험ㆍ펀드ㆍ카드를 종합 판매하는 금융쇼핑몰 혹은 금융백화점이 등장하고 인터넷과 콜센터ㆍ현금입출금기(CD)ㆍ은행자동화기기(ATM) 등만으로 극소수 혹은 점포가 없이 운영되는 은행이 등장할 것이다. 많은 금융기관들이 이러한 금융산업의 지각변동에 대비하기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필자가 몸을 담고 있는 독립법인판매대리점(GA)도 대형화ㆍ전문화를 꾀하면서 우수한 인재의 확보와 전문화를 위한 교육을 통해 이 거대한 변화의 물결에 대비하고 있다. 금융기관간의 경쟁 역시 치열해질 것이다. 다가올 금융변화에 적극 대비를
‘고객의 자산을 어떻게 관리하고 증식시킬 것인가보다는 어떻게 하면 고객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지가 요즘 가장 큰 고민’이라는 필자가 근무하는 회사의 어느 개인은행가(PB)의 독백은 금융위기를 극복하고 다가올 금융의 미래를 대비하는 데 있어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금융(金融)이라는 한자에는 벌레(蟲)라는 단어가 들어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벌레가 갉아먹은 것처럼 보이는 사과(구세대 금융)를 황금사과(미래의 금융)로 만드는 데 금융업계의 전략과 지혜가 어느 때보다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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