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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돕는건 기분좋은 중독"

기름판매 ℓ당 1원 적립 기부<br>김현철 SK대구분도주유소 사장

김현철 SK 대구 분도주유소 사장

“남을 돕는 건 기분 좋은 중독입니다.” 김현철 SK 대구 분도주유소 사장의 아침은 주유소 마당에 내걸린 모금 현황판을 확인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4년 전부터 시작한 기름 1ℓ 판매에 1원 적립 금액이 얼마나 모였는지 보아야만 가뿐한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는 천상 기름쟁이에요”라고 말문을 연 김 사장은 “가진 게 기름밖에 없으니까 그 기름을 팔아서 좋은 일에 사용해야죠”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기름값이 비쌀 때 돈을 벌어야 하지 않겠냐는 물음에 미소를 지으며 “1원 더 버는 것에 연연하며 단가경쟁을 하느니 그 1원을 사회에 돌려주는 게 훨씬 마음이 편합니다”고 답했다. 김 사장의 이웃사랑은 이미 지역주민 사이에서 유명하다. 난방유 기증, 소년소녀가장 장학금 전달뿐만 아니라 매년 동네 어르신들을 모시고 효도관광을 떠난다. 그런가 하면 형편이 어려워 예식을 미룬 장애인 부부의 결혼식 경비를 지원하고 장애인들의 신혼여행을 도와주기 위해 아예 주유소 문을 닫고 따라 나서기도 했다. “고생해서 번 돈인데 왜 아깝지 않겠습니까. 봉사단체에 2,000만원을 기부한 후 저녁에 아내와 소주잔을 기울이며 이 소주가 2,000만원짜리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기분은 좋더라구요. 아마 봉사에 중독됐나 봅니다”고 김 사장은 말했다. 김 사장이 남을 돕기 시작한 인연은 ‘말통 배달’이라고 불리는 기름배달 시절 시작됐다. 교도소를 들락거릴 정도로 방황하며 노숙자 생활을 하던 김 사장은 추운 겨울날 점심을 해결하러 무료 급식소에 갔다가 기름이 없어 불도 때지 못하던 사람들에게 그날 받은 일당인 기름 한되를 내놓았다. “내가 가진 전부인 기름을 받은 사람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오히려 제가 더 기뻤습니다. 지금도 욕심이 나면 그때 생각을 합니다”고 김 사장은 말했다. 말통 배달 6년 만에 석유판매소를 갖게 됐고 이제는 SK주유소까지 인수했지만 요즘도 김 사장은 말통을 들고 배달에 나선다. “돈은 돌고 돌아요. 돈을 지키는 방법은 욕심을 안 내고 베푸는 거죠. 그러고 보면 봉사는 남을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 결국 제 자신을 위해 하는 거네요”라며 김 사장은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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