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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증하는 수입차, 실상과 과제] <상> 얼마나 샀고, 왜 사는가

FTA로 가격 떨어져 3년 만에 판매 2배 수직상승

매출로 보면 점유율 20%… 과도한 수리비·미진한 사회공헌은 여전히 문제


수입차 월 판매량 2만대 시대가 열렸다. 지난 1987년 10대에서 시작한 수입차 판매량은 18년 만에 월 2만2,280대, 연 20만대 시장으로 성장했다. 금액으로 보면 점유율은 훨씬 더하다. 특히 젊은 세대들 사이에는 "집은 못 사도 차는 수입차를 탄다"고 할 정도로 구매 열기가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브레이크 없는 페달이라 할 정도다. 하지만 수직 상승하는 판매량만큼 어두움도 깔려 있다. 과도한 수리비는 '혹 덩어리'처럼 따라붙고 있다. 보험사들은 수입차 때문에 울상이다. 사회공헌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적지 않다. 폭증하는 수입차의 실상과 과제를 시리즈로 진단해본다.

◇수입차 월 2만대 시대, 브레이크 없는 페달=3월 수입차 신규 등록대수는 2만2,280대로 전년 동기보다 41.6%(6,547대)나 더 팔렸다. 기록적이다. 브랜드별로는 독일 BMW가 4,003대 판매돼 3개월 만에 판매량 1위 자리를 되찾았고 아우디(3,895대), 메르세데스벤츠(3,639대), 폭스바겐(3,264대) 순이었다. 폭스바겐의 '티구안 2.0 TDI 블루모션(1,046대)'은 가장 많이 팔렸다. 아우디의 'A6 35 TDI' 모델(805대), 아우디 'A6 45 TDI 콰트로' 모델이 뒤를 이었다.

수입차 시장은 1987년 메르세데스벤츠 10대가 수입 판매되며 시작됐다. 특히 2009년 이후 판매량은 매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1989년 (1,298대) 처음으로 수입차 1,000대 시대가 열린 후 1996년(1만315대) 1만대 시대, 이후 2004년(2만3,345대) 2만대 시대에 진입했다. 2009년 이후부터는 매년 2만대 이상 판매량이 늘고 있다. 2011년에는 10만5,037대가 팔리면서 10만대 시대를 열더니 지난해에는 19만6,359대까지 올라섰다.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말 현재 13.92%인데 가격이 비싸다 보니 매출로 보면 점유율이 20% 가까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선택의 다양성, 연비, 가격 3박자 주효=윤대성 수입차협회 전무는 "국산차보다 비싸지만 다양한 엔진과 폭넓은 라인업을 구성한 것이 판매 증대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협회 통계를 보면 국내에는 500종 이상의 수입차가 판매되고 있다. 국내 업체 판매 모델이 54종(트럭·버스 등 상용차 제외)인 것과 비교하면 100배나 많은 차를 판다. 최중혁 신한금융투자연구원은 "BMW의 경우 3·5·7 시리즈의 성공 이후 2시리즈 투어링 모델(장거리 운행에 편리한 모델)이나 6시리즈 고성능 모델 등 보다 다양한 차종을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업체들의 경쟁력이 약했던 고연비·디젤엔진 차량이 많이 출시된 점도 수입차 열풍의 이유다. 비싸지만 유지비가 덜 든다. 현대차가 지난해 첫 도입한 DCT(더블클러치) 기술의 경우 독일 폭스바겐이 2003년 준중형차 '골프 R32'에 첫선을 보였다. 7단 더블클러치는 2008년 도입했다. 국내 업체와 수입 업체 간 파워트레인 기술 차는 10년 가까이 난다.

무엇보다 국산차 가격이 매년 올라가면서 동급 수입차와 가격 차가 크지 않다는 점이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요인이다. 수입차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한·유럽연합(EU) FTA 등으로 2~3% 가격이 낮아졌다.

최근 현대차가 출시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올 뉴 투싼'은 옵션을 모두 포함할 경우 4,000만원 이상의 견적이 나온다. 폭스바겐의 소형 SUV '티구안'과 비슷하다.

전문가들은 수입차 시장의 성장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본다. 앞으로는 독일뿐만 아니라 미국이나 일본 업체들로 판매가 다양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수입차 업계의 고위 관계자는 "독일 프리미엄급 브랜드보다 일본의 소형차나 미국의 다양한 브랜드로 수요가 옮겨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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