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사설] 실물로 확산 우려되는 금융불안

올 상반기 상장기업들의 실적이 지난해보다 좋아져 경기가 살아나고 있음을 반영했다. 증권거래소가 544개 상장회사들의 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은 343조원으로 지난해보다 8.6% 신장했고 순이익은 27조원으로 19.8%나 증가했다. 특히 순익증가율이 매출증가율을 두 배나 웃돌았다. 그러나 우리 경제의 견인차라고 할 수 있는 10대 그룹의 매출과 순익은 각각 8.0%와 14.4% 증가에 그쳐 전체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 주력 기업들의 성장 엔진이 식어가고 있다는 얘기다. 기업들의 실적이 좋아진 것은 수출이 꾸준히 늘어나고 설비투자와 민간소비 등 내수도 살아나고 있는 데 따른 영향이 컸다. 특히 주식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소비가 활기를 보인 것도 무시하지 못할 요인이다. 그러나 하반기에도 이 같은 호조세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무엇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의 파장이 예사롭지 않다. 국내외 연구소들은 서브프라임 충격이 단기간에 흡수되기 어려워 세계 경제의 흐름을 바꿀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특히 빠른 속도로 환류되고 있는 앤캐리 트레이드 자금은 태풍의 핵이다. 금융연구원은 지난해 말 현재 국내에 유입된 엔캐리 자금을 213억~289억달러로 추정하면서 당국의 대응을 촉구했다. 더구나 우리는 이달 초 금리를 인상해 어려운 경제를 더욱 꼬이게 했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도 지난 2ㆍ4분기 71.3으로 또 악화됐다. 상황은 악화되는 듯한데 우리 정책 당국의 대응은 여전히 안이해 보인다. 정부와 한은은 이번 사태가 아직 금융시장에 한정된 문제일 뿐만 아니라 실물경제에 미치는 파장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금융시장의 충격은 시차를 두고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국내 영향이 미미하다고는 하지만 주가의 동조화 현상이 말해주듯 해외변수가 국내 경제에 즉각 반영되는 글로벌 시대다. 더구나 사태해결 방안을 놓고 부처마다 서로 딴 소리를 해 정책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있다. 정책 당국은 “아직은 괜찮다”는 말로 심리적 안정을 유도하는 것도 좋지만 정책협조를 강화하고 치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