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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뉴타운 퇴출' 옥석가리며 연착륙 시켜야

마구잡이식 구역지정과 사업추진 공전 등으로 애물단지로 전락한 뉴타운에 대해 박원순 서울시장이 메스를 들이댔다. 뉴타운 및 재개발ㆍ재건축사업지 1,600곳 가운데 610곳을 원점에서 재검토한다니 파장이 만만치 않겠다.

뉴타운의 '출구전략'이라고 할 수 있는 이번 정책선회는 나름대로 타당성이 있다. 지난 2002년 도입된 뉴타운 정책은 부동산 투기와 전셋값 상승, 철거민 양산, 난개발 등 숱한 문제를 낳았다. 그에 대한 진지한 반성의 결과로 나온 것이 이번 신정책구상이어서 기대를 불러 일으킨다. 그러나 모든 개혁이 또 다른 반발과 이해갈등, 혼란과 부작용을 낳듯이 이번 정책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더욱이 그 대상이 서울 전역에 걸쳐 있어 광범위하게 일어날 파고를 효과적으로 수습하지 못할 경우 정책 자체가 표류하지 않을까 걱정이다.

이번 정책은 동시다발적 구역지정 해제에 따른 갈등과 후유증을 최소화하면서 퇴출구역을 연착륙시키는 게 관건이다. 무엇보다 구역해제 기준이 너무 낮아 일어날 주민 갈등을 조정하는 문제가 급선무이다. 서울시는 추진위 및 조합 설립 이전의 구역에 대해서는 주민 30% 이상이 동의하면 구역지정을 해제하기로 했다. 조합설립인가 기준이 75% 찬성인 점을 감안할 때 어차피 25% 이상 반대한다면 사업추진이 제대로 안 된다는 논리다. 목소리 큰 몇몇이 뭉치면 주민 30%의 표를 받아내는 일이 그리 어렵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새 정책은 심지어 이미 사업시행인가가 난 지역에서도 주민요청으로 재검토와 구역해제까지 가능한 길을 열어놓았다. 동네주민 간 대결전선을 만드는 최악의 상황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서울시는 유망한 뉴타운 사업 활성화에도 더 많은 지원과 공을 들여야 한다. 이번 정책구상은 그런 점에서 다소 미흡함이 엿보인다. 뉴타운 및 정비사업이 서울지역 신규 주택공급의 70% 이상을 담당하는 현실을 본다면 뉴타운 사업의 전면 재검토로 인한 주택공급 차질이나 주택 가격의 불안정을 경계해야 할 것이다. 임대주택 건립비율에 따른 용적률 인센티브 제공 등 현실적인 뉴타운 활성화 방안도 병행해야 한다. 주택정책은 휘발성과 폭발력이 강해 어느 한쪽 방향으로 치중할 성질의 것이 아니다. 집권여당 출신 전임 시장의 정책을 무조건 뒤집고 보자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살 경우 새 정책은 출발부터 어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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