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출장서 혁신 절감<bR>신성장동력 사업 중심<Br>새로운 미래 준비 강조<br>'도전·헌신·정도' 실천<br>그룹 새 핵심가치 선포
 | 김승연(왼쪽 세번째) 한화그룹 회장이 2일 경기도 한화인재경영원에서 열린 선포식에서 임직원 대표들과 함께 새로운 핵심가치를 알리는 버튼을 누르고 있다.사진제공=한화그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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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 한화 회장이 대대적인 혁신을 주문하고 나선 것은 임직원들의 의식 및 조직 변화 없이는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어렵다는 절박한 심정에서 비롯됐다. 또 혁신을 통해 글로벌기업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하겠다는 의지도 담겨 있다.
김 회장이 그 어느 때보다 강도 높은 발언을 내놓을 때까지는 많은 고민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오는 8월 취임 30주년과 내년 그룹 창립 60주년을 맞아 변화를 통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그의 번뇌는 오랫동안 지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김 회장은 그룹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미래 청사진을 제시할 필요성을 느꼈고 그 도구로 일대 혁신이라는 카드를 꺼낸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지난달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음악회 행사장에서 기자들에게 "취임 30주년을 맞아 새로운 세대를 준비하고 있다"며 "또 다른 변화가 필요한 시기인데 아이디어가 잘 안 나온다"고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다.
김 회장은 특히 지난달 보름여에 걸친 유럽과 미국 출장을 통해 '혁신'의 필요성을 절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유럽의 선진 기업들에 비해 한화의 사업 모델과 시스템, 업무방식 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내린 것이다. "필요하다면 우리의 영혼마저도 미래형으로 바꾸자"고 강조한 것도 이 같은 판단에서 나온 것으로 해석된다. 김 회장은 이번 출장길에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현지 태양광 업체를 직접 둘러보고 왔다.
김 회장이 혁신을 강조한 배경에는 신성장동력으로 육성 중인 태양광 사업을 중심으로 글로벌 일류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도 자리잡고 있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태양광 모듈 기준 세계 4위인 중국 솔라펀파워홀딩스를 4,300억원에 인수해 사명을 한화솔라원으로 변경하는 등 태양광 사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한화케미칼이 1조원을 들여 1만톤 규모의 폴리실리콘 공장을 짓기로 결정하며 태양광 사업의 수직계열화 체계도 갖추게 됐다. 화약을 기반으로 석유화학ㆍ유통ㆍ금융 등으로 사업을 확장한 한화그룹이 미래의 먹을거리로 태양광을 선택한 것이다.
김 회장은 최근 "올해 최대 고민은 신성장동력 사업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만드는 것"이라면서 "태양광 사업부터 세계 최고로 만들어보겠다"며 태양광 사업에 강한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한화그룹은 태양광 외에도 바이오시밀러와 2차전지 소재 등을 신성장 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한편 한화그룹은 대대적인 혁신 작업의 일환으로 임직원들의 의식 개혁에 착수했다. 그룹의 새로운 핵심가치로 '도전ㆍ헌신ㆍ정도'를 정한 것. 김 회장은 지난 2일 열린 핵심가치 선포식에서 "앞으로 도전ㆍ헌신ㆍ정도는 임직원들의 사고와 행동의 기준점이 돼야 한다"며 "이를 통해 태양광을 위시한 주요 사업 부문에서 오는 2020년 글로벌 넘버 원 비전을 달성하는 핵심요체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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