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6·4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에 출마한 정몽준 의원과 이혜훈 최고위원, 김황식 전 국무총리는 2일 서울 당산 그랜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서울시장 후보 정책 토론회에 참석해 날선 신경전을 펼쳤다.
공방은 박심(朴心·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 논란이 다시 제기되면서 시작됐다.
김 전 국무총리는 이날 서울 시장 출마배경과 관련해 “저는 박근혜 대통령이 제 출마를 권유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며 논란의 불을 지폈다.
김 전 국무총리는 “우리나라가 어떻게 쌓아온 나라인데 좌파에 흔들리는 나라가 돼야겠느냐. 이것을 막을 사람은 저라고 생각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에 이혜훈 최고위원은 김 전 총리를 겨냥해 “누구를 탄핵 위기로 모느냐”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 최고위원은 토론회에 참석한 당원들에게 “대통령을 이렇게 위험으로 모는 발언을 하는 분이 대통령을 당선시키기 위해 뭘 했느냐”면서 “여러분은 기억할 것이다. 대통령을 위해 목숨 건 사람이 누군지, 대통령을 파는 사람이 누군지 기억해주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이번 정책 토론회가 대의원과 당원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다 보니 각 후보가 박근혜 대통령을 내세워 이들을 ‘자기 사람’으로 확보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정 의원과 김 전 총리 간에 팽팽한 긴장감도 흘렀다.
정 의원은 “김 후보가 감사원장을 할 때 사무총장인 정창영 전 코레일 사장이 현재 후보 캠프 정책특보로 일한다는 보도가 있다”며 “(정 전 사장은) 민간 주도의 사업을 공영으로 전환한다고 훼방했고, 코레일 직원은 수백억 원의 브로커 수수료도 챙기려 했기 때문에 행위에 가담한 사람은 분명히 법의 심판을 받도록 하겠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김 전 총리 캠프 측은 사실과 다르다면서 오히려 “현대중공업이 원전 비리와 관련해 17억 원의 뇌물을 제공했다가 임원 6명이 유죄 판결을 받았다. 불감증과 비리구조에 연루돼 이것부터 확실하게 처리하는 게 마땅하다”며 정 의원을 겨냥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후보별로 패널 3명씩 참여해 경쟁 후보에게 직접 날카로운 질문을 하는 형식이 새롭게 도입됐다. 그러다 보니 정책이 아닌 정쟁으로 토론회가 진행됐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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