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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사로 본 오바마 2기 정책 방향] 진보색 더 세져 공화와 갈등 예고

취임사로 본 오바마 2기 정책 방향<br>국민 대통합 호소하며 핵심 정책 밀어붙이기<br>"소수만 잘살면 성공 못해" 중산층 살리기 가속 전망<br>역대 첫 '게이' 단어 사용… 동성애자 등 인권도 강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오전 워싱턴DC 의회 의사당에서 제57대 미국 대통령 공식 취임식을 열고 집권 2기 출범을 전세계에 선포했다.

취임식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 국민, 우리 미래(Our People, Our Future)'라는 주제로 약 18분 동안 2,000여개의 단어로 구성된 취임사를 통해 2기 정책의 밑그림을 제시했다. 그는 건국이념을 바탕으로 국민적 단합을 통해 미국의 새로운 미래를 건설하자고 호소하면서 앞으로 4년의 임기 동안 해결할 현안에 대처하는 원칙을 공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특히 ▲국민적 대통합 ▲중산층 살리기를 통한 경제회복 ▲사회보장제도 강화 ▲대화를 통한 분쟁해결 ▲세계 민주주의 수호 ▲소수자 인권보호 등을 강조했다.

이날 연설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오늘 우리는 결코 끝나지 않을 여정을 이어간다"고 취임식의 의미를 강조한 뒤 "하나의 나라, 하나의 국민으로서 함께 난관을 극복하자"며 국민통합을 호소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철학과 핵심정책을 밀어붙이겠다는 뜻을 분명히 해 공화당과의 갈등을 예고했다. 지난 2009년 첫번째 취임식 연설에 비해 추상적 표현이 많았고 구체적인 정책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각종 현안을 직접적 혹은 우회적으로 빠짐없이 언급했다고 미국 언론들은 평가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 비전은 1기보다 훨씬 진보적 색채를 띠게 될 것이며 재선 성공의 자신감을 바탕으로 이를 밀어붙이면서 공화당과 대립각을 세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다음달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발표하는 연두교서에 세부 정책사안 등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미국은 소수만 잘살고 다수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성공하지 못한다. 미국의 번영은 중산층에 달렸다"면서 중산층 살리기를 통한 경제회복을 이끌 것임을 명확히 했다. 보건비용과 재정적자를 줄여야 하는 상황에서도 메디케어(노인 의료보장)ㆍ메디케이드(저소득층 의료보장)ㆍ사회보장을 밀어붙이겠다는 의지도 재확인했다.



이와 함께 오바마 대통령은 여성과 동성애자의 권리, 이민자 등 소수계의 권리, 총기규제를 통한 아동보호 권리 등을 동등하게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대통령 취임사 사상 최초로 동성애자(gay)라는 단어를 사용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는 지구온난화 위협에 대응하고 정치적 장애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첫 임기 때는 기후변화 법안을 통과시키지 못했다. 지속 가능한 에너지 자원은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새로운 산업을 만드는 기술이 될 것이라며 이를 주도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NYT)는 오바마 대통령이 동성애자의 권리와 기후변화 정책의 변화를 언급함으로써 자신이 규정한 현재적 의미의 자유주의를 명확히 했다고 평가하며 1기 취임식 때보다 자신의 색채를 분명히 했다고 분석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세계 민주주의의 수호를 위해 앞장서는 등 국제사회에서 역할을 할 것이며 전쟁이 아닌 대화를 통해 국제분쟁을 해결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그는 "전세계와 동맹을 공고히 해나갈 것이며 지구촌 구석구석의 강력한 동맹에서 닻의 역할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대화와 동맹의 가치를 토대로 '끝없는 전쟁'을 배격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시아에서 아프리카까지, 미주에서 중동까지 민주주의를 지지할 것"임을 천명했다. 이는 패권주의적 일방외교였다는 비판을 받은 전임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공화당 정부와 차별성을 주장한 것이기도 하다.

오바마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인종과 당파ㆍ견해차를 떠나 위대한 미국을 건설하기 위해 대통합의 길을 걷자고 다시 한번 강조하면서 취임연설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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