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대문구 용두동의 롯데캐슬 피렌체 아파트 37㎡형(옛 11평ㆍ이하 공급면적)은 현재 보증금 2,000만원에 월세 90만원의 매물로 나와 있다. 월세가 지난해보다 10만~20만원 올랐지만 매물로 나오는 족족 거래된다는 것이 주변 중개업소의 전언이다. 이 아파트의 시세가 1억5,000만~1억7,000만원에 불과한 점을 고려하면 임대수익률이 연 8% 수준에 달한다. 인근의 M공인 사장은 "서울시내에서 이 정도 임대수익이 나오는 아파트가 흔하지 않다 보니 집주인들이 팔기 위한 매물은 거의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에서 공급면적 40㎡ 미만 수준의 '초미니 아파트'가 요즘 들어 '귀한 몸' 대접을 받고 있다. 최근 건설사들이 공급을 크게 늘리고 있는 오피스텔이나 도시형생활주택과는 달리 아파트특유의 쾌적한 생활을 누릴 수 있기 때문에 1~2인 가구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고 업계는 분석했다. 이 같은 초미니 아파트가 특히 인기를 끄는 곳은 서울의 동대문이나 종로를 비롯한 도심과 강남ㆍ잠실 등이다. 강남구에서는 테헤란로 일대와 주요 역세권을 중심으로 초소형 아파트 매물이 월세ㆍ매매 모두 품귀 상태다. 강남구 대치동 테헤란로대우아이빌3차의 경우 39㎡형이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95만원에 거래된다. 매매가는 2억원대 초반 수준으로 임대수익률은 6% 수준이다. 대치동 K공인 사장은 "강남에서는 오피스텔들도 워낙 분양가가 비싸다 보니 소형 주택 임대수익이 5%에도 못 미치는 곳이 수두룩하다"며 "예전에 지금보다 싼 시세로 이 아파트를 매입한 사람들의 경우 10%에 가까운 임대수익을 내다 보니 팔기 위해 매물을 내놓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강남에서 보다 고급 월세 수요가 몰리는 아파트의 경우 비슷한 면적에서 월세는 다소 비싸진다. 강남구 역삼동 역삼 아이파크는 33㎡형이 보증금 2,000만원에 월세가 무려 140만원 수준이다. 주변 중개업소에 따르면 이 아파트는 냉장고와 드럼세탁기 등 주요 가전 가구가 빌트인된 채 분양됐고 강남 요지에 위치해 전문직 종사자 등 1~2인 가구의 수요가 높다. 다만 매매가격이 3억5,000만원 수준으로 꽤 높은 편이라 임대 수익률은 5% 수준이다. 임대 시장에서 초미니 아파트들이 이처럼 인기를 끄는 것은 아파트이기 때문에 전용 면적이 넓고 주차공간도 풍부해 오피스텔이나 도시형생활주택보다 훨씬 편리한 생활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보통 오피스텔의 전용률이 50~60%대에 불과한 것에 비해 아파트는 주상복합이라 할지라도 전용률이 70%는 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가구당 주차 대수도 오피스텔이나 도시형생활주택이 2~3가구당 1대에 불과한 것에 반해 아파트는 기본적으로 1대가 넘는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발코니가 확보되고 단지가 클 경우 커뮤니티 시설까지 발달돼 있다는 것도 아파트의 장점"이라며 "예전에는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던 초미니 아파트가 이제 임대시장에서 든든한 효자 상품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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