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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아수라장 된 민주당 대통합 논의

"열기가 뜨겁네요. 이런 토론 분위기 좋습니다." 지난 23일 오후 서울 영등포 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중앙위원회의. 현 민주당 지도부가 밟고 있는 야권 대통합 논의 과정에 대한 중앙위원들의 의견과 동의를 얻고자 하는 자리였다. 발언 기회를 얻은 신기남 민주당 상임 고문은 단상에 올라 이 같은 말로 말문을 열었다. 당의 최고 의결기구인 전당대회 다음으로 많은 수를 차지하는 협의체 회의인 만큼 이날 현장은 신 고문 말처럼 '열기가 뜨거웠다.'자신의 주장을 관철하겠다며 내지른 욕설과 고함의 데시벨 크기만 보면 말이다. 이날의 '뜨거운 열기'(?)는 예고돼 있었다. 현 지도부 방식에 반대하며 '투샷 전대'(선 민주당 전대 후 통합)를 주장하는 세력이 몸집 불리기를 위해 다수의 버스를 동원했다는 얘기도, 여차하면 터질지 모를 혈투에 대비해 각목을 준비했다는 소리도 나온 터였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극한의 폭력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물리적 폭력 못지않은 볼썽사나운 말들이 이곳저곳에서 터져 나왔다."어디 버르장머리 없이 가X내(계집아이의 속된 표현)가 선배한테 말대꾸를 해대느냐" "손학규 무리는 다시 한나라당에 가라, 이 씨X놈들."이런 목소리들은 주로 현 지도부를 반대하는 세력으로부터 나왔다. 이들은 두려워했다."목숨 걸고 지켜온 민주당을 어떻게 또 뺏기느냐"는 한 중앙위원의 말처럼 이들은 자신의 젊음을 바친 한 정당이 또다시 공중분해 될까 두려웠고 이 공포가 이성을 잃은 욕설과 고함, 비아냥으로 표출된 것이다. 자기 밥그릇(공천)을 남(외부 통합세력)에게 뺏길지도 모를 상황에서 이들이 느낄 공포는 충분히 이해가 간다."선거 때마다 간판을 바꾸는 것은 잘못"이라는 지적도 옳다. 하지만 적어도 같은 가치를 공유하는 집단에서조차 욕설과 고함, 비아냥으로 자기 의사를 관철하겠다는 태도는 토론의 자리를 난장판으로 만들고 이를 언론은 분열로 정리할 뿐이라는 사실을 그들은 알아야 할 것이다.'진보는 분열로 망한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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