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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경고에 그치는 지능형 탈법 골치… 신속 대응해 비방전 과열 막아요"

동대문구 선관위 24시 르포<br>허위 사실 지적하면 오리발 일쑤<br>유세 녹음·인쇄물 꼼꼼하게 점검<br>감시단원 대부분 경력자로 구성

서울시 동대문구선거관리위원회의 한 직원이 전농사거리에 내걸린 한 정당의 불법 현수막을 적발해 걷어내고 있다. /사진제공= 동대문구선관위

19대 국회의원 선거전이 한창인 요즘 서울 여의도 입성을 노리는 선량 후보들 이상으로 동분서주하며 하루를 보내는 사람들이 있다. 전국 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과 8,500여명에 이르는 선거부정감시단원들은 휴일도 없이 24시간 비상근무 체제 속에 눈을 부릅뜨고 불법 선거운동을 감시하고 있다. 서울 동대문구선관위를 찾아 선거부정 감시활동에 따라 나섰다.

동대문구는 갑과 을 2개 지역구에 각각 4명의 후보들이 출마했다. 8명의 후보들이 유급 선거운동원만 200명 넘게 거느리고 있지만 동대문구선관위 직원은 9명, 선거감시단원은 24명에 불과하다. 수적 열세를 선관위는 축적된 선거 감시 노하우와 꼼꼼한 아줌마 파워로 메우고 있다. 선감단 24명 중 15명이 40~50대 주부로 총선은 물론 대선과 지방선거 등에서 선거 부정을 감시해본 경력자다.

김만년 동대문구선관위 지도담당관은 "민주주의의 축제인 선거에 심판인 선관위가 과다하게 개입하면 주인공인 선수와 관중이 제대로 참여할 수 없다"며 "자유로운 선거활동을 최대한 보장하려 하지만 민간인 불법사찰이 이슈화하며 흑색 비방전이 과열되고 있다"고 전했다.

하루 중 요주의 시간대는 출퇴근 시간인 오전7~9시, 오후5~7시다. 선관위는 주야간 2개로 조를 나눠 선거운동이 쏠리는 지하철역 등에 감시단원을 집중 배치한다. 중점 단속 대상은 ▦비방ㆍ흑색선전 ▦사조직을 동원한 불법 선거운동 ▦금품 살포 등 3대 부조리다. 선감단원인 정은경(48)씨는 "비방이나 흑색선전이 늘어나는 추세"라며 "허위사실을 구두로 지적하면 오리발을 내밀기 일쑤여서 유세 때마다 꼭 녹음하고 배포되는 인쇄물도 세밀하게 살펴본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후보당 1대씩인 유세차량의 동선을 미리 확보하느라 선거캠프 관계자들과 입씨름도 많이 한다.

선관위를 가장 괴롭히는 것은 소위 '선수'들의 지능형 탈법이다. 법 위반 수위가 높지 않아 '옐로 카드'에 그치는 반칙을 하면서 상대 후보를 흠집 내고 빠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노재철 동대문선관위 지도계장은 "고발까지 가지 않는 수준의 기술적 반칙이 나오면 엄중 경고하고 속전속결로 해결한다"며 "대응이 늦어지고 명쾌하지 않으면 비방전이 과열되고 악순환이 일어난다"고 강조했다.



소문난 라이벌전일수록 심판은 힘들다. 동대문갑과 을은 모두 여야 경합지로 특히 4년 만의 리턴 매치가 벌어진 지역이다. 동대문을은 5선에 도전하는 새누리당의 홍준표 의원과 민주통합당의 민병두 전 의원이 엎치락뒤치락하는 초접전을 벌이고 있다.

전농사거리에서 두 후보의 선거운동을 지켜보던 김만년 지도관은 "당락이 수백 표 차이로 엇갈릴 수 있어 불법에 대한 유혹은 더 클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선거 막판으로 갈수록 잠잠하던 금권 동원형 불법 선거운동도 부상하기 마련이다. 중앙선관위는 이번 선거부터 인터넷이나 소셜네트워크 등을 이용한 선거운동 방법을 확대했음에도 불구하고 은밀히 조직을 동원해 금품을 살포하는 행태를 이미 120건 이상 적발해 검찰에 고발하거나 수사 의뢰한 상태다.

선감단에서 각종 제보를 분류ㆍ확인하는 오윤석(41)씨는 "신고 포상금이 최대 5억원으로 대폭 상향됐고 내부고발자에 대한 처벌도 크게 줄어 제보자가 다양해지고 있다"며 "부정한 방법으로 당선되더라도 두고두고 고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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