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책과세상]이 땅의 민중이 核극복하는 원동력 되리니…

■탄허록(탄허 지음, 휴 펴냄)<br>대선사 탄허 스님의 대담자료 발췌<br>한반도 미래·국제정세 예지 돋보여<br>우리나라의 역할과 미래상 등 조언


올해는 유ㆍ불ㆍ선과 주역에 큰 발자취를 남긴 탄허 스님 탄신 100주기다.

이에 따라 그를 재조명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탄허는 살아 생전 정치인 등 유명 인사들은 물론, 종교의 벽을 뛰어 넘어 다양한 이들과 교류했다. 특히 당대 최고의 석학 함석헌 선생이 동양사상에 대해 논하기 위해 그가 있었던 안암동 대원암에 자주 방문했던 것은 유명하다. 자타가 공인하는 천재 양주동 박사도 가르침을 청하러 월정사에 며칠씩 머물렀을 정도다.

정치권에서도 박정희 전 대통령을 포함, 수많은 위정자들이 가르침을 구했다. 또 불교계의 큰 어른이셨던 성철은 월정사 대웅전 상량식 직후 탄허의 처소인 방산굴에 보름 동안 함께 머무르며 탄허 스님이 제자들을 가르치는 모습을 지켜보기도 했다.

이 책은 대선사이고 대학자이며, 경세가이고 선각자였던 탄허 스님이 일간지와 주간지 그리고 질문자와 대담한 자료 중에서 절실한 가르침을 주는 내용만을 가려 모은 것이다.

이 책에서 탄허스님은 한반도의 미래와 국제정세를 예측하고 있으며, 이러한 예지를 전제로 미래사회에서 우리나라의 역할과 그 역할을 성공적으로 해나가기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이 재미있는 것은 종교적ㆍ철학적 화두에만 매몰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책은 탄허가 동양의 역학 원리로 어제의 역사를 되돌아보고 내일의 역사를 예지한 것에 주목한다.



동양 사상의 섭렵을 바탕으로 역학을 동원하는 탄허의 예지력은 다음 세상의 중심은 동방의 한국이며, 그 주인공은 당연히 한국인이라고 설파한다.

그는 23도 7분 가량 기울어진 지구축이 바로잡히는 날이 올 것이라고 믿는다. 그날이 오면 인간 사회의 부정부패도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하는데, 책속 발문에서 언론광장 상임대표이자 동아일보 논설위원을 지낸 김중배씨는 탄허 스님에 대해 다음과 같이 회고한다.

"탄허 스님의 말씀은 듣기에 따라서는 예지의 거창함이 지나쳐 허황됨으로 이어지는 느낌을 뿌리치기 어렵다. 그러나 자연과학의 지식까지 동원하는 그의 예지에는 분명히 설득력이 있다. 뿐만 아니라 부정적이며 피해망상이라 할 수 있었던 우리 역사의식에 새로운 긍정, 새로운 용기를 불어 넣어 준 탄허 스님의 예지는 미래 적중을 기다리지 않더라도 현실의 예지일 수도 있다는 실감에 젖게 한다. 정신의 세계는 더욱 그렇다는 것을 정신을 공부하는 사람들은 이미 체험했을 것이다."

탄허 스님에게 예지력이 있다는 사실은 알 만한 이들은 이미 아는 일이다. 그는 6·25 직전, 스승 한암 스님의 만류도 뿌리치고 양산 통도사로 남하했다. 또 울진, 삼척 지방에 무장공비가 몰려들기 직전 화엄경의 번역 원고를 월정사에서 영은사로 옮기기도 했다.

그러나 탄허 사상과 예지의 매력은 더욱 깊은 곳에 있다. 그는 예언한다. 지구에 잠재하는 화질(火質)이 북방의 빙산을 녹이기 시작한 것은 지구의 윤문(閨門)이 열려 성숙한 처녀가 되는 과정이라고. 지구의 초조(初潮)현상은 소멸이 아니라 성숙의 모습이라는 낙관론이다. 그는 또한 머지않아 민중의 시대가 도래할 것을 믿는다. 땅의 민중이야말로 핵을 극복하는 원동력이 되리라는 것을 역학의 산리(算理)로 헤아려 내는 것이다. 1만2,000원.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