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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중소업계, 스스로 도와야


지금 대·중견 기업과 중소기업은 내년 적합업종 재지정을 놓고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중소업계의 행태를 보면 답답함에 한숨만 나온다.

지난 9일 중소업계로 구성된 ‘중소기업적합업종 단체협의회’는 긴급 합동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기업과 언론의 적합업종 헐뜯기가 도를 넘어 강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목소리를 크게 낸 것은 다행이다. 문제는 준비가 너무 허술하다는 데 있다.

이날 기자는 연식품협동조합연합회와 대한제과협회에 각각 ‘대기업이 국산 콩 수요를 얼마나 줄였고 수입 콩은 얼마나 늘렸나’ ‘외국계 브리오슈도레의 원료공급 등 사업형태는 어떤가’ 등의 질문을 던졌다. 이에 연식품연합회는 “구체적 수치는 모르고 대기업이 ‘1+1’ 판촉행사를 줄여 수요가 줄었을 것”이라고 추측성 답을 했다. 제과협회도 “브리오슈도레 들어온 것 신경 안 쓴다. 몇 가지 빵만 들여오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한참 미흡한 설명만 했다.

안타까울 따름이다. 중소업계가 명백한 팩트를 들고 나와도 통할까 말까 하는 싸움에서 정확한 사실도 확인하지 않고 대국민 설득에 나서고 있으니 말이다. 대기업이 더 싼 수입 콩을 사느라 국산 콩 구매를 줄였다면 근거 수치가 있어야 한다. 또 ‘외국계 브리오슈도레의 잠식’ 누명을 벗으려면 사업형태를 조목조목 명확하게 공개해야 한다.재생타이어도 마찬가지다. 중소업체들은 미쉐린과 브리지스톤이 국내시장을 잠식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경련과 일부 언론이 왜곡된 사실을 확대 재생산하고 있을 때 중소업계의 반박 목소리는 희미했다.



중소업계의 빈약한 대응에 비해 대·중견 기업의 공세는 날로 진화하고 있다. 전경련은 적합업종의 부작용으로 외국계 기업의 시장잠식 주장에 이어 최근 일자리 감소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적합업종 100여개 품목 재지정 여부에 따라 수조원 이상의 시장이 왔다갔다 한다. 2년 전부터 하나둘 시장을 뺏긴 대·중견 기업은 고토회복에 목숨을 걸고 있다.

팩트에 근거하지 않으면 국민을 설득할 수 없다. 적합업종이 중소기업 생존에 그렇게 중요하다면 중소업계 스스로 치밀한 사실 조사와 타당한 논리로 국민을 자기 편으로 만들어야 한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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