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석유부 대변인은 19일 성명을 통해 "영국과 프랑스 회사에 대한 석유 판매를 중단했다"고 발표했다. 이란 정부는 지난달 EU가 핵개발 의혹에 대한 제재로 오는 7월부터 이란산 석유 금수조치를 결정한 이후 유럽 국가들에 대해 즉각 수출을 중단하겠다고 경고해 왔으며, 실제 수출중단 조치 돌입을 선언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란 석유부 대변인은"영국과 프랑스에 대한 수출량을 다른 국가로 돌리기 위한 조치도 이미 취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이란의 테헤란 타임즈는 이란국영석유회사(NIOC)가 중국의 국영석유업체인 UNIPEC과 대(對)중국 원유 수출량을 하루 50만 배럴로 확대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양사간 수출계약은 응축 오일을 포함해 하루 28만 배럴 규모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이란의 조치는 당초 경고처럼 EU 회원국 전체를 대상으로 하지 않고 영국과 프랑스 2개국으로 국한됐다. 이에 따라 글로벌 원유 수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보다는 이란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다른 EU 국가들에게 경고를 하기 위한 의도가 큰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프랑스의 이란산 원유 수입량은 하루 5만8,000배럴 규모로 전체 수요의 3%에 불과했으며, 영국은 사실상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란에 대한 원유 의존도가 각각 13%, 12%를 차지하는 이탈리아, 스페인과 30%에 달하는 그리스 등 다른 EU 회원국들에는 심각한 경고로 받아들여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핵개발 문제를 둘러싼 이란과 서방국들간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지난 17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9개월 만의 최고치인 배럴당 103.24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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