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교포 케빈 나(29)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제5의 메이저대회’로 불리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총상금 950만달러) 셋째 날 단독 선두로 올라선 뒤 자신감을 드러냈다.
케빈 나는 13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소그래스TPC(파72ㆍ7,215야드)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4개로 4언더파 68타(중간합계 12언더파)를 쳐 2위 매트 쿠차(미국ㆍ11언더파)에 1타 앞섰다.
지난해 10월 저스틴 팀버레이크 대회에서 PGA 투어 첫 우승을 차지했던 케빈 나는 “우승을 다퉈야 하는 이런 상황을 경험해봤다”면서 “그 동안 배운 모든 것과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해야만 한다”고 올 첫 승에 대한 각오를 다졌다. 그는 이번 시즌 13개 대회에서 4차례 ‘톱10’에 입상했다.
3라운드에서 쿠차와 함께 공동 선두에 오른 케빈 나는 이날 15번홀까지 2타를 줄였으나 바로 앞 조에서 4타를 줄인 쿠차에 2타 뒤졌다. 하지만 16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아 1타 차로 추격했고 쿠차가 그린이 호수로 둘러싸인 17번홀(파3)에서 보기를 범한 사이 동률을 이뤘다. 17번홀을 파로 넘긴 케빈 나는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4.5m 버디 퍼트를 홀에 떨궈 1위에 올랐다.
케빈 나는 고비를 맞기도 했다. PGA 투어에서 샷 준비 시간이 길고 플레이 속도가 느린 축에 드는 그는 16번홀에서 슬로 플레이에 대한 주의를 받았다. 투어 규정에 따라 한 차례 더 주의가 주어지면 1벌타가 부과될 수 있었다. 경기 시간에 대한 부담 속에 마무리를 잘 한 그로서는 최종 라운드에서도 각별히 주의해야 할 부분이다.
3타 차 3위에 오른 리키 파울러(미국ㆍ9언더파)도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다. 지난주 웰스파고 챔피언십에서 첫 승을 거뒀던 파울러는 이번 대회에서도 우승하면 1997년 데이비드 듀발(41ㆍ미국) 이후 15년 만에 데뷔 첫 승과 두번째 우승을 연속으로 차지하는 선수가 된다. 잭 존슨과 벤 커티스(이상 미국)가 공동 4위(7언더파)에 자리했다.
타이거 우즈(37ㆍ미국)는 버디 2개와 보기 2개를 맞바꿔 공동 34위(2언더파)로 4계단 떨어졌다. 전날 4타를 줄여 1라운드 100위에서 30위로 점프한 우즈는 이날도 평균 303.5야드 드라이버 샷과 83%의 그린적중률로 좋은 경기력을 보였지만 33개나 기록한 퍼트 부진으로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위창수(40)가 공동 10위(5언더파), 재미교포 존 허(22)는 공동 27위(3언더파)에 올랐다. 지난해 대회 우승자 최경주(42ㆍSK텔레콤)는 배상문, 세계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23ㆍ북아일랜드) 등과 함께 전날 컷오프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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