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동경찰서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27일 오전 가진 브리핑에서 "감정 결과 용기 고정 부품과 볼트에 의해 충격이 가해지면서 용기를 둘러싸는 복합재에 균열이 생긴데다 가스 밸브의 작동 불량, 밸브 단선 등으로 가스가 방출되지 못해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국과원은 화염에 의한 폭발 흔적이나 가스 누설 흔적이 발견되지 않은 점으로 볼 때 폭발은 1번 용기 내부에서 일어난 것으로 보이며, 운행 중 버스 차체가 흔들리면서 용기 고정 부품(클램프)과 볼트에 의해 용기가 훼손된 것으로 추정했다. 조사 결과 복합재와 금속 용기 사이에서 완충 작용을 하는 고무 패킹에 볼트와의 마찰로 큰 구멍이 뚫렸고, 폭발이 없었던 다른 연료통이나 1번 연료통의 미폭발 부위에서도 이러한 균열 흔적이 발견됐다.
경찰과 국과원은 "사고 당일 높은 기온과 지열, 엔진 온도 등에 의해 용기에서 가스가 팽창하면서 압력이 상승한 것도 (폭발에) 영향을 미쳤으며, 이러한 원인이 모두 맞물리면서 연료통이 감당할 수 있는 압력 범위를 넘어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차량 제조사 및 정비 담당자들이 정밀점검 규정 및 권한이 없다는 이유로 버스 운행 기간에 육안 검사, 간이 탐지기 검사, 비눗물 검사 등 형식적인 점검만 하고 연료통을 떼어내는 정밀점검은 한 번도 하지 않은 사실도 확인됐다.
한편 이번 버스폭발 사고로 승객과 행인 등 18명이 중경상을 입었고 부상자 중 12명이 26일 현재 입원 중이다. 특히 두 발목이 거의 절단되는 중상을 입은 이효정(28ㆍ여)씨는 봉합수술을 받고 인근 종합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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