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미분양이 7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 문제는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2007년 말 분양가상한제 시행 이전에 밀어내기 물량이 많았던 경기도 용인ㆍ고양ㆍ남양주 등 수도권 신도시들이 준공 후 미분양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가 더 문제라고 지적한다. 올해부터 인천 청라ㆍ영종 등 2009년 동시 분양했던 물량들의 입주시기가 도래하기 때문이다. 이들 물량의 상당수는 준공 후 미분양으로 쌓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수도권 준공 후 미분양 공포 엄습=5일 국토해양부의 '전국 미분양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말 수도권 미분양은 2만9,412가구로 2009년 말의 2만5,667가구 대비 14.6% 증가했다. 전국 미분양이 같은 기간 12만3,297가구에서 8만8,706가구로 28.1% 감소한 것과 대비되는 것이다. 특히 주택시장의 부실폭탄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은 더욱 심각하다. 수도권 준공 후 미분양은 8,729가구로 2009년 말의 2,881가구보다 무려 5,878가구(203%) 급증했다. 서울이 89.5%, 인천이 147.6%, 경기도가 229.7% 늘었다. 수도권 준공 후 미분양의 무덤은 용인ㆍ고양ㆍ남양주였다. 용인은 수도권에서 가장 많은 3,212가구로 전년 동기의 644가구보다 399% 급증했다. 전체 미분양 5,989가구의 절반 이상이 준공 후 미분양이었다. 고양(68가구→569가구)과 남양주(311가구→546가구)의 준공 후 미분양도 각각 737%, 76% 증가했다. 이 밖에 파주(403가구), 안성(405가구), 평택(487가구)등도 준공 후 미분양이 많았다. 김규정 부동산114 본부장은 "이들 지역은 2007년 말 밀어내기 분양으로 급증한 공급량이 미분양으로 남아 있다가 준공되면서 준공 후 미분양으로 집계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구, 지방 준공 후 미분양의 30% 집중=지방에서 악성 미분양이 가장 많은 곳은 단연 대구다. 대구의 경우 무려 9,578가구가 몰려 있어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많은 준공 후 미분양을 보유하고 있다. 달서구 3,215가구, 수성구 2,690가구, 동구 1,174가구, 서구 814가구 등 대구시 거의 전 지역이 준공 후 미분양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밖에 강원 원주(1,404가구), 경북 포항(1,310가구), 구미(1,166가구), 경남 창원(1,256가구), 진주(1,311가구) 등도 1,000가구 이상 준공 후 미분양이 남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입주 앞둔 청라ㆍ영종도 준공 후 미분양 공포=주택업계에서는 준공 후 미분양이 앞으로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준공 후 미분양이 전세대란으로 일부 해소될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앞으로의 주택시장 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있어 신규로 나올 물량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특히 수도권의 경우 2009년 동시분양 등으로 청라ㆍ영종 등 인천경제자유구역에서 대량 공급된 물량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입주시기가 도래한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들 지역은 용인ㆍ수원 등과 함께 미분양이 많았던 대표 지역이다. ◇준공 후 미분양의 절반 이상이 중대형 물량=현재 남아 있는 준공 후 미분양은 대부분 전용면적 85㎡ 초과 중대형이다. 준공 후 미분양의 65%가 전용 85㎡ 초과 물량이었다. 수도권과 지방에서 준공 후 미분양이 가장 많은 용인과 대구의 경우 준공 후 미분양의 96%, 73%가 중대형이었다. 중대형의 비싼 분양가와 소비자들의 소형 선호 현상으로 중대형의 미분양 해소가 더딜 수밖에 없다. 주택업계의 한 관계자는 "악성 중대형 미분양 물량은 주택업체들의 유동성을 계속 옥죌 가능성이 높다"며 "지난해 유동성 위기를 겪은 주택업체 상당수가 지방 소재 중대형 미분양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부도처리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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