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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말 잔치 대신 초당적 협력을

[기자의 눈] 말 잔치 대신 초당적 협력을 홍재원 기자 jwhong@sed.co.kr 북핵 사태가 터진 바로 다음날인 10일 노무현 대통령은 여야 지도부를 청와대로 초청, 조찬회동을 가졌다. 북한 핵실험 사태에 대한 정부 대응을 위해 정치권의 의견을 듣는 자리였다. 이 자리에서 노 대통령의 "전장에서는 말(馬)을 갈아타지 않는다"는 말이 화제가 됐다. 한나라당이 요구한 국정원장ㆍ통일부ㆍ국방부 장관 등 안보 라인 경질과 더 나아가 국무총리와 내각 총사퇴 주장에 대한 대통령의 답변이었다.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전여옥 최고위원은 "그 말의 눈이 지금 안대로 가려져 있어 거꾸로 달리고 있다. 말을 바꿔 타야 한다"고 정면으로 맞받아쳤다. 황우여 사무총장도 "장수가 전장에서 말을 바꾸지 않지만, 말이 길을 잘못 가면 그 말을 타고 달릴 수는 없는 것"이라고 거들고 나섰다. 북한의 핵실험은 군사적 대치 상황의 남북 균형을 깨뜨릴 가능성이 큰 중대 사건이다. 당장 국제사회의 경제적 제재 강화가 예상되고 나아가 미국의 군사 행동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악의 경우 우리도 한반도 내에서의 군사 충돌에 대비해야 한다. 이 같은 '준전시' 상황에서 당장 안보 라인이나 내각을 교체하라는 요구가 무리라는 것은 상식이다. 당장 외부의 적이 내 목을 겨눌지 모르는 상황에서 달리는 말을 멈출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우선 위기를 탈출해야 하고, 그 뒤에 말의 목을 치는 것이 일의 순서다. 미국 등 선진국들의 의회도 극심한 대립을 하다가도 전쟁 등 국가 위기 상황에서 일치단결하는 모습을 보인다. 노 대통령이 이날 회동에서 "어려운 시기에 정부가 하는 일을 도와주는 게 초당적 외교라는 개념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요청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한나라당은 멀리 볼 필요 없이 당 내 목소리에부터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권영세 최고위원은 "물론 이런 상황을 가져온 내각에 대해 언젠가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 하지만 지금 내각 총사퇴를 요구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력 대권 주자들을 거느린 한나라당에 대한 국민적 기대가 어느 때보다 크다. 한나라당은 '말의 성찬'보다 국가를 먼저 생각하는 수권 정당의 면모를 보여야 한다. 입력시간 : 2006/10/10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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