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왕' 이종환 삼영화학그룹 회장이 설립한 관정교육재단이 최근 삼영화학의 지분매입에 나서 그 배경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7일과 10일 관정교육재단은 삼영화학 주식 120만주를 장내에서 사들여 3.53%까지 지분율을 끌어올렸다. 이로써 최대주주이자 이 회장의 장남인 이석준 삼영화학 부회장(14.41%)의 지분을 합쳐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이 17.94%로 높아졌다.
관정재단의 '깜짝' 지분매입에 대해 이 부회장의 경영권 안정을 위한 지원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부회장은 올해 초까지만 해도 2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이후 14%까지 떨어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올 1월 삼영화학의 지분 5%를 매입했던 세이에셋코리아자산운용은 8.51%까지 지분율을 끌어올렸고 국민연금도 7월 주식 246만여주를 사들이며 7.24%의 지분을 확보해 경영권이 불안해졌다. 세이에셋과 국민연금의 지분은 현재 15.75%로 최대주주인 이 회장의 지분(14.41%)을 뛰어넘는다.
업계 관계자는 "기부왕으로 소문난 이 회장이 최근 8,000억원 규모이던 관정교육재단 기금을 1조원으로 확충하기 위해 장남인 이 부회장의 주식을 너무 팔아 지분율이 떨어지면서 경영권에 위협이 되고 있다는 루머가 돌고 있다"며 "이번 관정재단의 지분매입도 열정적인 기부 때문에 경영 안정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삼영화학은 관정재단 지분매입은 연말배당을 위한 투자 차원에서 이뤄진 일이지 경영권 문제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 삼영화학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지분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여러 소액주주들을 통해 우호지분을 많이 확보하고 있어 경영상의 문제는 전혀 없다"며 "삼영화학의 배당수익이 높기 때문에 관정재단의 기금확충을 위해 이번 투자가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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