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의 서울시가 이명박ㆍ오세훈 전 시장 당시 역점을 두고 추진했던 한강예술섬 사업을 접고 한강 노들섬 자리에 생태시민공원을 조성해 시민에 개방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한다. 한강예술섬 사업은 총사업비만도 6,735억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문화시설 건립 프로젝트다. 이미 오 전 시장 재임시절이던 지난해 말부터 예산지원이 끊기면서 사업이 전면 중단된 서울시의 대표적 부실사업이다. 23일 서울시와 서울시 문화ㆍ환경정책자문위원회 등에 따르면 시는 한강 노들섬 자리에 친환경생태시민공원(가칭)을 만드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시의 노들섬 생태공원 조성계획이 최종 확정될 경우 시가 추진해온 한강 관련 프로젝트에 대해 박 시장이 취임 이후 첫 대안을 제시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박 시장이 취임한 뒤 그동안 유보됐던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있다"며 "평소 박 시장의 철학은 생태와 친환경 같은 자연성 회복에 맞춰져 있어 이러한 부분을 감안해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생태공원으로 조성하면 공연장 건립에 들어가는 5,000억~6,000억원의 예산을 확보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도 있다"면서 "섣불리 결론을 내릴 수는 없지만 사실 한강예술섬 사업은 예산확보와 교통 문제, 공연계의 이해관계 상충 등 난제가 한둘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서울시의 문화ㆍ환경정책자문위는 내부 회의를 진행해 한강예술섬 사업에 대한 중장기적 자문 내용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올해 말까지 서울시에 제시할 방침이다. 이러한 자문 결과를 바탕으로 서울시는 관계부서ㆍ문화체육관광부 등과 협의해 내년 1월 중순께 회의를 열어 한강예술섬에 대한 새로운 방향을 세우기로 했다. 한강예술섬 사업은 지난 2005년 이명박 전 시장 당시 한강에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 같은 초대형 공연장을 건립해 랜드마크로 키운다는 포부로 시작됐다. 그러나 사업비가 당초 예상했던 3,000억여원에서 6,700억여원으로 껑충 뛰면서 재원조달에 실패하며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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