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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국 1994년 외환위기 재연?

美 양적완화 축소땐 채권 금리 급등 불보듯<br>"아시아 공포 마주할 준비해야" 경고 잇따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출구전략에 들어갈 경우 일부 신흥국이 1994년과 같은 외환위기를 겪을 것이라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유명 경제 칼럼니스트인 윌리엄 페섹은 최근 블룸버그에 게재한 '새로운 채권시장 붕괴의 유령에 아시아가 떨고 있다'는 제목의 칼럼에서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시작되면 세계 신흥국 채권금리가 돌연 급등해 시장을 불안에 빠뜨릴 것이며 아시아는 공포를 마주할 준비를 하는 것이 좋다"고 우려했다.

그는 연준의 금리인상으로 세계 채권시장이 대혼란에 빠진 이른바 '1994년 채권시장 대학살'의 사례를 들어 연준이 당시처럼 양적완화 축소를 서투르게 행할 경우 동아시아 경제에는 재난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로이드 블랭크페인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 역시 "최근 상황을 보면 투자자들이 금리상승(채권가격 하락)으로 큰 손실을 입으며 충격을 받았던 1994년이 떠오른다"고 우려했다.

1994년 연준은 3년간 3%로 묶어둔 기준금리를 이듬해 2월까지 6%로 올렸다. 이로 인해 신흥국에 몰리던 자금이 급격히 빠지면서 멕시코는 국채투매 현상으로 국가부도 위기에 몰렸다.

더구나 최근 글로벌 경기가 부진한 마당에 연준이 양적완화 축소에 들어갈 경우 신흥국이 받을 충격은 1994년보다 더 클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당시 신흥국들은 미국ㆍ중국 등 주요 경제국의 성장기조에 힘입어 수출 증가 및 경상수지 흑자 등을 통해 조기 위기 탈출에 성공했다.



하지만 최근 상황은 완전히 다르다. 2ㆍ4분기 이후 중국 경기 회복세가 꺾이고 있는데다 미국 역시 주택ㆍ소매지표 등의 개선에도 불구하고 위태로운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다만 1994년의 학습효과 탓에 신흥국들도 대처능력을 높인 만큼 연준이 출구전략에 들어가더라도 과거와 같은 외환위기를 겪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많다. 우선 최후의 안전판인 보유외환이 대폭 확충됐다. 1994년 중남미 외환위기의 진원지인 멕시코는 2000년 이후 외환보유액이 322억달러에서 1,671억달러로 약 5.2배나 늘었다. 브라질과 태국도 각각 3,765억달러, 1,622억달러로 각각 10배, 5.3배로 증가했다.

또 2008년 금융위기를 계기로 핫머니 자금의 유출입에 대한 국제사회의 규제가 강화된데다 외환위기에 대한 국제공조 체계도 개선됐다. 아울러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가 단계적으로 실시되는 만큼 시장의 충격이 분산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에바리스트 르페브르 나티시스노스아메리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출구전략의 첫 번째 단계는 연준의 자산매각이 아니라 자산매입 규모의 축소이며 기준금리 역시 오는 2015년 하반기 전에는 오르지 않을 것"이라면서 "향후 몇 분기에 걸친 연준의 정책방향을 고려하면 외환위기 재발 우려는 과장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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